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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책에 스며들어 남긴
말라 비틀어진 빗물무늬,
새로산 아이보리색 후드티에 자그마한
제육덮밥 빨간 기름 스며들어 입술무늬,
아주 예전, 나 중간에 너가 흘러
들어와 자그마한 네 얼굴무늬
책과 후드티와 나의 어느
곳에는 끝내 말라서 빛바래고
쭈글해진 부분이 있다
지워지지 않는…
지워지지 않아서,
꼭 상처인것만도 하여서
울며 괴로워 하였던 때도 있었다
시간이 흐른 뒤, 자그마한
자국을 보며 괴로워했었던 때를 불러온다
내가 입 맞추던, 울고 있던
자그마한 너의 얼굴은 나에게
새겨진 아름답고 아픈
자그마한 얼룩
다시 나를 열어보았을 때
자글자글했던 네 자국은
잔잔한 너의 미소처럼 펴져있고,
펴진 얼룩은 그때 그 향기를
수채화 풍경처럼 그려놓더라
— 201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