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조금 긍정적으로 보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여러분. 아무 문제도 없어요. 살아 있는 것만 해도 행복이에요.
그런데 문제를 삼으면 이 세상의 어떤 사람도 다 인생이 골치 아파요. 스님은 아무 문제가 없는 것 같지? 60이 넘었는데 장가도 못 갔잖아. (청중 웃음) 안 그래요? 고기도 먹고 싶어도 몰래 먹어야 되잖아. (청중 웃음) 음식도 마음대로 제대로 못 먹잖아. 눈치 봐가면서 먹어야 되잖아. 안 그래요? 옷도 맨날 여러분들은 이것 저것 갈아입는 데 죽을 때까지 색깔도 똑같고 모양도 똑같은 이 한 가지 스타일의 옷만 입어야 되잖아. 예를 들어 이렇게 생각해 보면 고달픈 인생이에요. 아시겠어요? 내가 볼 때 여러분들 인생 고달픈거 나한테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나는 한 방에서 이틀 잘 때가 없어요. 늘 차에서 자고 옮겨 다니면서 자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자고 그러잖아. 그래서 되게 힘들면 나하고 한 번 바꿔서 해보면 돼. (청중 웃음)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그것을 받아들이느냐. 아시겠어요?
그러니깐 나는 여러분들 얘기를 들으면서 '아이고, 저렇게 골치 아픈 마누라도 없고, 골치 썩이는 자식도 없으니 참 다행이다.' 이렇게 받아들여야 내 인생에 내가 긍정적이 되잖아. 여러분들은 스님보고 부러워하면 자기 인생은 나쁘게 되는 거예요. '아이고, 60이 되서 장가도 못 가고 불쌍타.' 그래도 나는 뭐는 가봤다? 장가는 가봤다, 시집은 가봤다, 애도 낳아 봤고. 애가 말 잘 듣니 안 듣니 해도 애가 있잖아? 어떤 사람이 주식을 해서 돈을 날렸다고 울고 불고 할 때 여러분들 어떤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니는 주식할 돈은 있네'.
누가 돈을 빌리고 못 받아서 울고 불고 할 때 그 사람에게는 굉장한 일이지만, 없는 사람이 볼 때는 그 사람은 빌려줄 돈이 있잖아. 나는 빌려줄 돈이 없잖아. 없는 사람 입장에서는 빌려줄 돈이 없는 게 얼마나 좋아요. 띠일 염려가 없잖아. 안 그래요? 그런데 또 빌려준 사람 입장에서 보면 그래도 빌려줘서 못 받는 거하고 빌려서 못 갚는 거하고 어떤 게 나아요? 빌려줘서 못 받는 거는 못 받을 뿐이지, 안 받고도 지금까지 살았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어. 그러니까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다르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사물을 늘 부정적으로 보는 거야. 그래서 늘 문제가 있는 거예요.
그러면 수행은 뭐냐? 사물을 긍정적으로 보는 거예요. 그래서 아까 저기 얘기하잖아. 아침에 눈뜨면 살아있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아이고, 오늘도 살았네.' 생각하면 모든게 다 아무 의미가 없어. 살아있는 것만 해도 기뻐해버리면 나머지 번뇌는 금방 없어져요. 그러면 살아있는 것은 당연하고, 더 살아야 되고, 돈도 많아야 되고, 또 이래야 되고 저래야 되고 하니깐 머리가 복잡한 거예요. 그러면 뭐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게 낫겠다.' 이런식으로 가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아침에 눈 딱 뜨고 안 죽고 사는 건 기적이에요. 여러분들은 꼭 버스 타고 가다가 버스가 전복이 되서 30명 탔는데 다 죽고 자기 혼자만 살아야 기적입니까? 그런 기적이 매일매일 눈 뜰때 마다 일어나는 데. 감았던 눈 못 뜨면 어떻게 된다? 들어왔던 숨 못 나와도 죽고, 나왔던 숨 못 들어가도 죽잖아. 그러니까 이 삶과 죽음이 호흡지간에 있는 거예요. 찰나에 있는 거야 사실은. 그러니까 '이렇게 살아있는 것만해도 감사하다.' 이런 자기 긍정성이 있어야 삶을 행복하게 사는 거예요. 우선 이렇게 자기를 행복하게 하면서, 우리가 이제 세상 문제 할 만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아까 저기 술 먹는 남편 얘기 하시는 데, 저 사람이 하루에 천 배 기도한다고 남편이 술을 끊을까? 그렇게 할 거 같아요? 교회에다가 1억 보시한다고 하느님이 술 끊게 해줄까? 아니에요. 그걸 30년 먹지 말라고 했는데 그 인간이 안 먹을 인간이면 마누라 말 들었을까, 안 들었을까? 들었지. 그러면 마누라가 먹지 말라고 하는데 30년 먹는 인간이 고집이 쎄요, 30년 먹는 거 보면서 아직도 먹지 말라고 주장하는 여자가 고집이 쎄요? 여자 고집이 훨씬 쎄. 그 고집 쎈 남자의 고집을 꺾겠다는 고집이잖아. 고집이 더 쎄요, 고집 꺾겠다는 고집이 더 쎄요? 그러니까 사람이 자기 고집 쎈 줄 모르는 거예요. 그러니까 고집을 버리라는 것은 '놔둬라.'. '하지마라.'하면서도 30년 보고 사는데, '먹어라.' 한다고 더 먹고 '먹지 마라.' 한다고 안 먹을까? 그게 오산이에요. 그 인간이 내 말 듣는 인간이 아니에요. '먹지 마라.' 하는 거 먹는 거 보면 내 말 안 듣는 인간이잖아. 그러면 내가 '먹어라.' 한다고 그 인간이 먹을까? 더 먹어라 한다고 더 먹을까? 그러니까 먹는 걸 먹어라 하면 얼마나 좋아? 내 말 얼마나 잘 들어.
그러니깐 그 인간을 내 말 듣게 하는 방법은 먹는 걸 보고 먹어라 하면 내 말 잘 듣는 거예요. 먹는 걸 보고 '하느님 먹게 해주세요.' 그러면 하느님이 내 기도 착착 들어주잖아. 왜 이렇게 쉬운 길을 안 가지? 그건 뭐냐? 세상을 자기 뜻대로 하려는 거예요. 그러니까 예수님도 부처님도 다 자기 생각을 내려놓아라 그러잖아. 그러니까 쉬운 길이 있다 이 말이야. 그래서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라' 그 말이 긍정적으로 보라. 그러면 누가 좋아진다? 자기가 좋아진다.
저는 단명한다는 소리를 듣고 자랐기 때문에 속으로 한 40까지 살면 잘 산다 이렇게 살았어요. 그런데 40 지나도 안 죽어. 그래서 저는 매일 기쁘게 살아요. 왜?
덤으로 사는 인생이니까. 그래서 내일 죽어도 별로 뭐. 보너스를 주는데 만 원 주든 2만원 주든 10만원 주든 100만원주든 다 기쁜 일이잖아? 안 그래요? 스님이 이렇게 일하니까 여러분들은 그래요. 스님이 통일이 되어야 꼭 성공을 하고 그럴거 같아? 아니에요. 나는 40까지 내 할 일 다 했어요. 나머지는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 그래요. 근데 뭐 일부러 죽을 건 없잖아. 안 죽는 걸.(청중 웃음) 사는 데까지 하는 거예요. 그냥 사는 데까지. 그러니까 자기 인생을 조금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셔야 돼. 주어진 삶을 복 되게 받아들이셔야 한다. 안 그러면 죽는 길 밖에 없어요. 그래서 나날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청중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