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멈추고, 마차는 달리고
아, 어머니 이젠 틀렸어요 다름이 아니라, 다른 게 아니라 틀렸다구요 달은 떠오르고 그 밑을 돌아다니는 하얀 말의 그림자는 더 이상 검지 않아요 자기 모습을 보고는 놀라 뛰어오르던 말은 이미 태양의 불길에 녹아 버린지 오래랍니다 어머니, 더 이상 나아갈 수 없겠지요 언젠가는… 자기가 이끄는 마차를 피하기 위해 달려야만 하는 말은 지쳐갑니다만 어딜 가는지 모르게 옆을 막은 눈가면은 앞만 보는 봉사를 만들어냅니다
어머니… 쉬고 싶어요, 언젠가는…
— 2016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