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편
송편은 추석을 대표하는
민초들 속에 전해오는 역사적 전통을 지닌
참으로 오래된 우리 민족의 고유 전통 음식입니다.
많은 세월이 지나간 지금 생각해 보면 어른들의 틈에
끼어 앉아서 송편을 빚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깨를 살짝 볶아서 설탕을 버무리고
밤을 쪄서 설탕에 버무리고 콩을 볶아서
설탕에 버무린 송편 속을 넣어 만들었습니다.
큰 두레상 이라고 하는 둥근 밥상 위에
저 마다 만든 것이 붙지 않게 놓으면서
예쁜 손으로 꼬물꼬물 송편을 만들었습니다.
할머니는 송편 찔 시루 둘레에 흰 가루 반죽으로
김이 세지 말라 막았고 장작불로 송편을 쪘습니다.
열심히 웃고 떠들면서 송편을 빚고 나면
얼굴이나 이마에 묻은 흰 가루를 보고는
서로 닦아준다며 더 묻히고는 웃었습니다.
추석 차례 상에 오르는 송편은 그 모양에 따라서
집 안 여자들의 솜씨 자랑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갓 쪄낸 송편을 먹으면서 아이들은 송편 속에 든 것의
이름을 알아맞히는 놀이를 하며 보내기도 했습니다.
풍성한 가을 추석의 보름달을 쟁반같이 둥근달이라며
어린이들이 부르던 동요도 요즈음은 듣기가 쉽지 않습니다.
세월은 흘러서 그 시절 송편 빚던 어린이들이었거나 새댁이던 아낙네들이
이제는 한 가정을 이끄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었고 아이들의 부모가 되었습니다.
요즈음은 지난날 둥글게 모여 앉아 빚던 송편도 추억이 되었고 이야기 대상이 되었으며
요즈음은 시장에서 만들어놓은 송편을 집집마다 아주 쉽게 사다가 차례 상에 올립니다.
세월은 흘러 오늘이 되었는데 우리의 생각과 추억은 아직도 옛날 그 시절에 머물러 있서 우리가 아는 노랫말 속엔 말없이 흘러가는 세월 그 누가 막을 수 있나하고 노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