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 굳건했던 MBC '무한도전'이지만, 이제 변화가 불가피하다.
MBC는 3월 말 개편을 앞두고 '무한도전'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시즌제 논의부터 제작진과
멤버 교체설까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지만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우선 김태호 PD가 연출직에서 물러난다. 10년 넘게 연출자 교체 없이 유지돼 왔다는 점에서 '무한도전'의
연출 시스템은 상당히 이례적. 크리에이터로 계속 관여한다는 여지를 남겼으나, 영향력은 이전까지와
비교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재석을 비롯한 원년멤버 하차와 멤버 변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태호 PD의 하차와 맞물린
프로그램 변화 속에 유재석도 거취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재석 측은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지만, 논의 안 중에 하차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아예 새 판을 깔고 시즌제로 가는 방향이 유력하다. '무한도전' 측은 앞서 "봄 개편을
맞이하여 일정 기간 휴식을 갖고 시즌제로 가느냐, 아니면 기존 제작진에 휴식을 주고 새 제작진이
이어가느냐 등 여러 방법을 놓고 '무한도전' 멤버들과 회사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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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제 예능으로 3년째 장수하고 있는 '1박2일'과 비교해 보면 그 특징이 더욱 두드러진다. '1박2일'은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1박2일의 여정동안 여행하고, 다양한 미션을 통해 멤버들이 대결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복불복'이라는 키워드가 탄생했고, 까나리커피, 소금식혜 등이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매김 했다.
'1박2일'은 이명한 PD를 비롯해 나영석 PD, 최재형 PD, 이세희 PD, 유호진 PD, 유일용 PD 등
메인 연출자가 여러 차례 바뀌어 왔다. 출연진도 시즌별로 대폭 물갈이 됐지만, 한결 같이 유지돼
온 구성과 상징적인 장치들 덕에 '1박2일'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반면 '무한도전'은 매회 특집이라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 자체가 '무한도전'만의 특징으로
받아들여지긴 하지만 시즌제로서는 약점이 될 수 있다. 매회 주제와 형식을 바꿨어도 멤버들 고유의
캐릭터와 연출자의 색깔이 기여하는 바가 컸기 때문이다.
'1인자' 유재석을 비롯해 '쩜오' 박명수, '식신' 정준하, '4대천왕', '상꼬맹이' 하하 등 원년 멤버들은
특유의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가족 같은 편안한 호흡을 완성해 왔다. 10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해
왔기에 가능한 케미스트리가 '무한도전'의 큰 축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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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의 바람은 지금의 '무한도전'을 계속 만나는 것이겠지만, '무한도전'은 이미 피할 수 없는
변화의 흐름에 던져졌다. 최선을 다한 차선책을 기다릴 수밖에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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