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넘버 파이브
%% 20160324
샤넬 넘버 파이브 향수는 남성용인 줄 알았다 어릴 적, 아버지가 거래처 직원과 거하게 술 마시고 들어온 날, 아버지가 방안을 가득 채우던 냄새였다 내가 성인이 된 후, 단란주점 나오던 어느 술취한 부장님과 회사원들 옆을 지나갈 때 술, 담배 냄새와 함께 풍겨오던 향수 냄새. 이름은 몰랐지만 아저씨들만 풍기던 그 향수 냄새.
훗날 난 어떤 여자에게서 샤넬 넘버 파이브를 맡고 남성용 향수를 뿌린다고 놀려댔다 그녀는 나에게 향수 대신 주먹을 뿌려댔다 —몇 대 맞고 난 뒤 여성용 향수라고 알았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아저씨 향수다— 그녀의 향수 냄새로 술취한 남자들을 기억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맞은 편 아저씨에게서 날 때리던 그녀가 기억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