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접하고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치 지도자가 민심을 대변한답시고 폭언, 막말, 비상식적 주장을 여과 없이 내뱉는 것이 현명한지는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을 애당초 지지하지 않은 국민들은 그런 발언을 듣는다면, 설사 사리에 맞지 않더라도,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박수칠 것이다.
오늘 발표된 중앙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91.4%가 하야든, 탄핵이든 간에 대통령의 중도 퇴진에 찬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모두가 정치 지도자들이 침 튀겨가며 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발언에 환호할까? 나는 아니라고 단정한다.
이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번 대통령 선거에서 박 대통령에 투표한 51.6% 중에 39.8%가 중도 퇴진에 찬성한다는 것으로 얼추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전부 박 대통령에 대해 분노한다고 보면 오산이다. 이들 중에는 중도 퇴진을 찬성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상황이 악화된 대통령에 대해 연민의 정을 느끼는 분도 꽤 될 것이다.
정치 지도자는 국민의 뜻을 한데 모아 나라를 이끌어가는 것이 직업인 사람들이라고 할 때, 이런 국민들의 아픈 마음을 헤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즉흥적으로 분노의 말을 내뱉기보다는 먼저 어떤 내용을 어떤 어조로 말해야 할지 준비하고 나서 절제되고 품격 있게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 최근, 막말과 폭언을 일삼는 두테르테, 트럼프가 집권하였다지만, 그것을 답습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정치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언어를 반성했으면 한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