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잃은 부모의 심정은 어떤 것인가?
부모 잃은 자식을 고아라 하고, 아내 잃은 남편을 홀아비, 남편을 잃은 아내를 홀어미라 하지만,
자식 잃은 부모를 지칭하는 단어 자체가 없다고 한다.
이번 사건에서 정말 어처구니 없는 사건 때문에, 전쟁도 아닌 평시에 이정도로 자식 잃은 부모들이 대량으로 발생한 것은 대한민국 건국 이후 초유의 일이라 볼수 있다.
그 슬픔의 크기를 감히 짐작할 수는 없지만, 다음 같은 사례를 보면, 그것이 얼마나 엄청난 고통과 슬픔인지 알수 있다.
시신을 싣고 가는 앰블런스 기사에게 아이가 깰 수도 있으니 살살 운전해 달라는 엄마...
바다를 바라보며 타이르듯 ‘아가야 그만 버티고 가거라. 살아 있어도 구해줄 것 같지 않아. 그만 가서 쉬어. 깜깜한 데서 춥고 배고프잖아. 엄마가 곧 따라가서 안아줄게’ 그렇게 말한 엄마
아이의 얼굴을 확인하러 온 엄마들은 바닥에 드라이아이스가 깔려 있는 줄 모른 채 아이의 몸이 너무 차다며 담요를 찾는다. 드라이아이스는 부패를 막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이지만 엄마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따뜻한 담요를 덮어주는 것이 당연하다.
정혜신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와 관련, 우리 역사상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적 상황의 범주 안에 들어간 적이 없고 그에 따라 심리치유가 필요한 사람의 규모가 엄청나게 큰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고 한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서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의 핵심 감정은 죄의식이고, 특히 죄의식의 과잉이 문제라 한다. 가령, 생존학생 중에는 같은 방에서 전 날 늦게까지 함께 놀았던 친구들이 빠져나오지 못한 걸 나랑 놀다가 피곤한 것 때문에 그랬다고 죄의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미디어 보도를 보면, 죄의식은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몇몇 시사관련 프로를 보면, 사회자가 갑자기 미안하다고 하면서 눈물을 훔치는 경우가 보인다. 집단적 죄의식 때문이다.
이렇게 볼때, 죄의식의 역설이 존재한다고 본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서 문제가 되는 죄의식은 과도한 과잉의 죄의식이다. 실제의 책임이 없어도 죽음에 대한 죄의식을 과도하게 느끼는 것이 문제다.
하지만, 실제로 책임이 있는 자들은 어느정도의 죄의식을 느끼는가? 언론에 노출된 모습만을 보면, 너무 죄의식이 부족해서, 뻔뻔해 보일 정도다.
세월호 참사 관련 죄의식의 역설이란, 실제의 책임이 없는 희생자와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죄의식은 과잉되어서 외상후 스테레스 장애의 병인이 되는 반면, 실제로 참사에 책임이 있는 자들의 죄의식은 희박하다. 죄의식이 없어야 할곳에 과잉되고, 정작 있어야 할 곳에는 결여되어 있다는 심리적 현실, 죄의식적으로 전도된 대한민국 집단심리의 병리적 자화상이다.
출처 : http://kk1234ang.egloos.com/2978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