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훈련소 입소한 스님이 있었는데,
고무신 신고 먼거리를 걸어 훈련소까지 와서 발에 물집이 엄청 크게 잡혔고,
그걸 본 소대장이 의무실에 데려갔는데 초짜 의무병이 그 물집을 다 떼서 맨살이 드러나게 한 뒤 그냥 거즈로 감아버렸음.
그로인해 스님은 훈련도 받지않은 상태에서 양발에 피가 터져서 잘 걸어다니지도 못하게 됬는데 아무 내색도 안함.
또 훈련복에 이름표를 바느질 하는데, 같은 동기였던 착한 뚱뚱한 동기가 바느질을 잘 못하자 대신 해주다가 정작 자기걸 못해서 바로 그날 저녁
교관한테 혼남.
그리고 그 뚱뚱한 동기가 스님이 잠시 안경을 벗어놓은 사이 안경을 밟아서 한쪽 렌즈를 부숴버림.
그래서 대부분의 훈련 내내 안경을 못쓰고 훈련을 받았지만 아무 내색도 안하고 웃기만 함.
밥먹을때도 김치, 국, 반찬 하나도 안먹고 흰밥만 먹음.
소대장이 특별히 고추장이라도 주겠다고 했지만 스님이 특별대우는 안받겠다며 꿋꿋히 흰밥만 먹음.
결국 발바닥 다 터지고 흰밥만 먹고 그래서 각개전투때 호흡곤란으로 쓰러짐.
병원 실려갔다가 다음날 아침 훈련 복귀함.
동기들이 더 있다 오라고 만류했지만 괜찮다고 훈련 참가함.
그리고 바로 기록사격 만발 꽂음.
안경 오른쪽이 뚱뚱한 동기때문에 깨졌었는데. 왼쪽 알이 오른쪽으로 오게 스카치테이프로 둘둘 감아서 거꾸로 쓰고
그상태로 기록사격 만발 꽂음.
흰밥만 먹고 발바닥 다 터지고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병원갔다 오고 안경마저 한쪽알밖에 없는 상황에서 바로 기록사격을 만발 꽂음ㅎㄷㄷ
그 스님이 속한 소대원들은 교관한테 칭찬을 엄청 들었는데 그 이유가 그 스님을 보고 너무 존경스러운 나머지 훈련을 엄청 열심히 했기때문.
종교가 있건 없건 글쓴이 소대원들은 전부 그 스님 존경모드로 들어감.
글쓴이 왈. 우리나라 승병들이 역사적으로 왜 그렇게 위력적이었는지 깨닫게됬다고 함.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네요..
옆에 저런 친구나 동기가 있다면 없던 힘도 생겨 열심히 하게될듯...
옛날 고려시대때 승려 김윤후가 몽골군 총대장 살리타를 화살 한발로 애꾸로 만들어버린것과
임진왜란때 의병과 더불어 관군보다 앞장서 나라를 지켰던 승병들..
좋은 스님이 한명만 있어도 저렇게 훈련을 열심히 하게되는데
승병들과 함께 싸우던 의병들, 또 승병들끼리
유대감과 전의, 사기가 얼마나 높았을지 짐작도 안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