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없이 습관적으로 유튜브의 바다를 유영하던 나의 손가락이
언제나처럼 손석희의 뉴스룸에 머물렀을 때...
나는 단지 사과 몇 개를 사러 마트에 갔다가
한꺼번에 사고싶은게 너무 많아져 이쩔줄 몰라하는 비슷한 마음속의 내면을 느낀다..
몇일전 어디선가 읽기를 맷데이먼이 방한하였고
손석희와 인터뷰를 했다는 말이 생각나 찾아 들어간 뉴스룸..
거기 펼쳐져있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터뷰...
찾고자하는 맷데이먼은 금방 눈에 띄었지만
내 손가락은 당장의 클릭을 주저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리스트에 정신없이 돌아가는 내 눈동자에 잠시의 의식을 맡겼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오달수, 이해인, 김용옥, 황석영 거기에 이름은 생소하지만 누구나 아는 블리자드 회사의 회장 마이크모하임, 황정민에 김훈.... 끝도없이 이어지는 이름들...
이거는 뭐 너무나 다양한 메뉴에 잠시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었다...
일주일에 한명씩 인터뷰를 한다는데...
일년에 오십여명..
아마 십년만 이렇게 한다면 오백여명의 리스트가 채워진다고 생각하니..
손석희는 이것만으로도 자신의 크나큰 재산이 되지 않을까?....
...
고레에다 히로카즈...
한 일본인 감독과의 인터뷰가 유난히 내 마음 한켠을 아리게 한다.
이 생소한 일본인 감독의 촌철살인 같은 한마디..
“모두가 되고 싶었던 어른이 된 것은 아니다....”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리며
“아버지는 본인이 납득할수 있는 삶을 사셨을까?...”
그의 말은 날카로운 칼이되어 나의 가슴을 파고들었고,
나는 그 말속에 찔려 순간 멍하니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어른이라는 단어와 아버지란 단어에 지금의 내 자신이 투영되며
50을 바라본 현재의 내 상황이
고스란히 거울처럼 발가벗겨진 느낌이 들었으니까..
거기에 덤으로 붙는 실패한 인생이라는 자괴감까지...
굳이 아버지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이제는 내 자신을 돌아보면 남아있는 인생의 길이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길이에 턱없이 모자르다는 것을 자각할 수밖에 없는 현재...
꿈을 이루었던가?
꿈을 이룬적이 있었던가?
애초에 꿈이라도 있기는 했던걸까?
분하게도 이러한 생각을 해볼 겨를이 없이
이제는 남아있는 인생을 아등바등 살기에 급급한 현실과 교환하고 있으니....
히로카즈의 한마디는 어디서나 들을수 있는 말이었고,
그의 표현은 누구에게서나 나올수 있는 것이었지만,
지금 이 머나먼 남아공의 한 호텔방에 앉아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프로젝트의 A와 Z을 고민하는 내 자신에게
순간이나마 커다란 종소리로 다가와 몇시간의 고민을 안겨주고 있었다.
나는 내가 납득할수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난후
내 장례식장에 앉아있는 내 아들이
자신의 아버지 삶에 대해서 납득했을거라는 사고가 가능할수 있을것인가..
나는 과연 지금까지 내가 납득할수 있는 삶을 산적이라도 있었던가?
.....
오늘은 쉬이 잠들지 못할 것 같다....
2016. 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