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을 8시 반에 해요.
이제 곧 낚시 시즌이 되어, 퇴근길에 집으로 바로가지 않고 낚시 할만한 곳 물색하려고 찍어놓은 면단위에 다리 2군데가 있어..
네비를 찍고 차를 몰았죠.
국도를 타고 면단위 시가지로 들어갔다가 한참을 편도2차 시골길로 내달렸습니다.
제가 봐둔 다리는 인적이 없는 곳이었죠..
시간은 불과 9시쯤 되었을까지만.. 도착한 그곳은 그리 깊이 들어가지도 않았지만, 지형상 이상하리만치 외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로등하나 없었고, 주변의 불빛이라곤 제 차 헤드라이트 뿐이었죠.
차의 시동을 끕니다.
일단 도어 등이 들어와야하니 운전석 문을 열었어요.
근데 불과 15~20미터쯤 되는 거리정도에서 들리는 듯 한...
초등학생 정도 목소리로 3~4명이서 깔깔대고 웃고 재잘대는 소리가 들렸어요. 한.. 5~6초쯤 들렸죠.
'이상하다.. 날이 좋아서 가족단위로 좀 이르게 캠핑이라도 왔나? 냇가 다리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운전석에서 후레쉬를 챙기고 트렁크에서 혹시 몰라 헤드랜턴같은 랜턴류장비를 챙겼어요.
제 좀 밀덕스런게 있어서 후레쉬 광량이 높거든요.. 다리 중간정도로 걸어가면서 후레쉬로 이리저리 비추니
너무 깜깜해서 강과 수풀, 수면 조차도 구분이 잘 안가던게 훤히 보이기 시작합니다.
근데..?
후레쉬로 이리저리 아무리 비춰보고(후레쉬 식별가능거리 100M 이상) 귀기울여봐도 애들은 커녕...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래된 다리 초입에.. 덩그러니 서있는 제 차 외엔 말이죠..
전 뭘 들은 것일까요..?
머리가 쭈뼛서서.. 그래도 낚시 한두번 던지다 나올려다가 도저히 더 못있겠어서 얼른 빠져나왔습니다...
아는 형님한테 전화하니.. 밤에 여럿이는 몰라도 혼자는 낚시 다니지 마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