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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하는 마음은 원망하는 마음의 씨앗"
게시물ID : lovestory_792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edIUm
추천 : 1
조회수 : 111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7/15 10: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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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사람들은 영화와 드라마, 소설을 많이 봐서 그런지 결혼에 대한 기대가 크고 환상을 많이 갖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혼만 하면 행복의 깨가 막 쏟아지는 줄 알아요. 그렇게 기대하는 마음이 크면 실망하는 마음도 커서 조금 살아보고 못 살겠다고 아우성입니다. 결혼생활도 그냥 둘이 같이 밥 먹고 살면 되는데, 영화나 소설처럼 아기자기하고 가슴이 늘 찌릿찌릿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상대가 나에게 관심이 없다고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는 거예요. 연애할 때는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는데 막상 결혼해서 살아보면 대화도 별로 없고 무미건조하다는 거지요. 그렇다고 남편이 특별히 나쁜 것도 아니고 아내가 부족한 것이 아닌데도 '연애할 때보다 대화도 별로 없고 무미건조하다. 결혼생활이 이런 건 아닌데......'라는 식이에요. 
 밥은 특별한 맛은 없지만 몸에는 좋고, 인스턴트식품은 입에는 달지만 건강을 해칩니다. 이처럼 결혼한 부부가 "우리 남편(아내)은 나를 끔찍이 사랑해. 나 없이는 못살아" 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할지는 몰라도 그것은 남편(아내)이 그어놓은 울타리 안에 갇힌 행복입니다. 내가 남편(아내)이 쳐둔 울타리로부터 한 발만 밖으로 나가도 남편(아내)은 큰일 날 것처럼 생각하잖아요. 그것이 바로 새장에 갇힌 새의 행복이에요. 

 어느 여성분이 남편에게 집착하는 마음 떄문에 너무 괴롭다며 이렇게 물었습니다.
 "남편에게 의지하고 기대는 마음을 어떻게 놓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놓게되면 그 마음이 아이들에 대한 집착으로 옮겨갈까봐 겁이 납니다." 
 
 집착이 큰 것은 의지심 때문입니다. 의지한다는 것은 좋게 말하면 상대를 신뢰하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노예근성이 있는 거예요. 상대의 일거수일투족에 나의 희로애락이 좌우되니까요. 본인은 관심과 사랑이라고 착각하지만 집착에 불과합니다. 집착은 대상을 바꾸어 옮겨갈 수 있어요. 
 남편에 대한 집착을 놓지 못하고 서운한 마음에 외면하면 남편에게 향했던 집착이 자식에게 옮겨가서 이것이 나중에는 자식에게 큰 짐이 되고 부모자식 사이에 갈등의 원인인 됩니다. 
 부부 사이는 외로울 때 서로 의지처가 되어 좋지만, 지나치게 의지하면 서로에게 무거운 짐이 돼버려요. 그러다보면 결혼이 속박으로 느껴집니다. 결혼 자체가 구속이 아니라 상대에게 지나치게 의지하기 때문에 속박처럼 느껴지는 것이지요. 
 
 보통 어린 시절에 부모로부터 제대로 사랑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사람은 누가 조금만 잘해주면 그 사람에게 푹 빠져버립니다. 부모에게서 충족되지 못한 사랑을 애인이나 배우자에게서 채우려는 것이지요. 
 그래서 처음에는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사랑이 채워지는 것 같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상대에 대한 실망감과 원망하는 마음이 올라옵니다. 나아가 부모와 배우자에게서 충족되지 못한 욕구를 다시 자식에게서 채우려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자랄수록 부모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또다시 실망하게 됩니다. 그러면 결국 부모도 원망스럽고, 배우자도 미워지고, 자식에게도 배신당한 기분이 들어요. 이렇게 되면 인생이 지옥처럼 느껴지겠죠. 부모에 대한 원망으로 시작되었지만, 의지할 곳을 찾아 여기저기 방황하다가 남편도 싫어지고 자식도 미워지는 거예요. 
 누군가에게 의지한다는 것은 상대의 태도에 따라 내 삶이 흔들리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기대고 의지하는 마음엔 반드시 고통이 따르게 마련이에요. 마치 자신의 몸을 몇 개의 밧줄로 묶고 밧줄 끝을 부모에게 하나 주고 애인에게 하나 주고 남편이나 아내에게 주고 친구들에게도 하나씩 주어서, 누가 이쪽에서 밧줄을 당기면 이리로 끌려가고, 저쪽에서 당기면 저리로 끌려가면서 계속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의지하고 기대다보면 내 생각, 내 판단, 내 주체성은 사라지고 늘 주변 사람들에게 매여서 매사가 혼란스럽고 괴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사랑은 보통 상대에게 의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러나 상대를 사랑하면서도 홀로 설 수 있어야 진정한 사랑이라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오히려 상대에게 도움을 주고 의지처가 되어주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자기중심 없이 희생하는 사랑은 기대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원망하는 마음으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얼굴도 모르는 사람하고는 원수가 되는 일이 별로 없어요. 사랑하기 때문에 철천지원수가 되고, 기대하고 의지하는 마음이 사랑을 원수로 만드는 겁니다. 이제라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구속하고 의존하는 마음에서 벗어나 '내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나'라는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출처 법륜스님의 '행복'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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