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게임을 만들고 사는 평균 아래 가장입니다.
시국에 대해서 시사적이지 못한 그저 제 입장에서 얘기할까 합니다.
연일 때려 대는 뉴스에 마음이 요동칩니다.
지금까지 배우고, 믿었던 상식이라는 것이 다 깨져 버린
어이 없어진 세상을 보고 있자니, 참으로 참담합니다.
책으로만 배웠던 6월 항쟁을 정부가 민주주의를 가르치기 위해 VR로 만들었다고 믿고 싶지만,
그저 70년대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에 강제로 태웠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계엄령이란 단어가 튀어 나오고 말이죠.
전 늦더라도 매주 광화문에 가고 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이 나라에서 직업을 가진 분들은 다 일이 엄청 많으실 겁니다.
저 같은 경우 밤샘에 새벽까지 일해(지금도 일하고 있고요)
주말에 광화문에 간다는 것이 주말을 반납하는 일이더군요.
게다가 아이까지 있으니, 매주 장모님께 아이를 맡기는 것도 좀 눈치가 보이죠(저와는 성향이 다르시다 보니 ㅋㅋㅋ)
그래도 그 곳으로 가는 건 아주 대단한(?) 이유 때문입니다.
6살 난 우리 아이에게 주고 싶은 게 있거든요.
전 다른 아버지들 만큼 경제적으로 해주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어린이집 보내는 게 다행이죠.
애비로서 유산을 남기고 싶은 게 있어요.
'포기 하지 않는다'와 '양심적으로 살아 가라' 입니다.
살아 보니까, 이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거더라구요.
별의별 유혹과 비겁함이 주는 혜택이 너무 크니까, 그 마음 유지하고 산다는 것이 매우 어렵더군요.
말로만 해봤자 저 역시 아버지 말 엄청 안 들었으니까, 내 아들이 내 말을 들을 거라 기대하지않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건 행동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여러 뉴스를 종합해 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은 긴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계엄 얘기를 들었을 땐 식겁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갔다가 사고라도 나는 거 아니야? 하는 걱정도 들었구요.
설마 하는 일을 서슴없이 하고 있는 저자들이니까요.
그럼에도 오늘 또 나갑니다.
우리가 이기면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요.
"임마! 아빠가 말이야, 너 어릴 때 나라를 구하고 그랬어!"
내가 뭐라고 나 하나 없어도 마음도 크게 듭니다.
내일 밥 벌이가 더 걱정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현장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나란 놈도 나라를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하는
기대와 믿음이 생겼습니다.
지난 주 제 옆에 있던 수 많은 사람들의 함성을 들어 보시면, 이게 꿈만은 아닐 겁니다.
위대한 국민들 곁에 있다 보니, 저도 위대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은 비도 오고, 전 보다 더 복잡한 상황에서의 행진일 것 같네요.
무사히 그리고 너무도 아름답게 마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좀만 자고, 있다 뵙겠습니다. 좀 늦어도 이해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