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성소수자로서 느끼는 내 인식의 변화
게시물ID : lovestory_791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절대프파
추천 : 5
조회수 : 63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7/09 21:57:23
지금은 상상도 못할일이지만, 내가 어릴떄는


동성애자 혹은 성소수자들에 관련해서 마냥 부정적이기만하거나 자극적인 내용을 싣고있는 기사나 글이 종종 올라왔었다. 예를들자면


" '충격' 살인혐의죄로 불구속입건된 20대 후반의 김모씨(28)가 동성애를 평소 상습적으로 즐겼던것으로 확인되어... "


대충 이런풍의 내용들이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런 기사에는 대부분  ' 혐오스럽다 ' ' 미쳤으면 미X놈들끼리 붙어먹을것이지 소름끼친다 '


' 저런놈들은 전부 다 지옥에 떨어져야하는데 쯧쯧 '    ' 어디서 남자들끼리 붙어먹고 난리냐 더럽다 '  '정신병 아니야?'


' 주여 동성애에 빠진 저 가엾은 어린양들을 구원해주시옵소서 '


이런 식의 비난하는 댓글들이 주를 이루며 달려있었고, 그런 크고 작은 악의가 담긴 글들을 보고나면 어린나이에


나 자신조차도 혼란스러웠던 내 성정체성을 필사적으로 변호하기위해


항상 소심하게 그 글들에 '이런 사람들만 있는건 아니에요 기사만 보고 판단하지 말아주세요'


'이성애자들이라고 전부 다 범죄자인건 아니잖아요'  라고 아무도 신경쓰지않을, 신경쓰고싶지도 않을


댓글들을 달아가며 애쓰곤했다. 적어도 내가 달아놓은 댓글을 본 누군가는 조금이라도 생각을 바꾸길 바라면서말이다




사람들이 존중받고, 공감해주고, 이해해주었으면 했지만


이런 환경속에서 나는 점차 자연스럽게 내 성애가 남들이 혐오스럽게 여기고, 기피하고 욕한다해도 어쩔수없는 것이라


체념하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내 주변사람들도, 어디에서도 누구도 내가 이상하지않다는걸 말해주거나 일러주는 사람이 없었기 떄문이다.


무서운 마음에 물어볼 기회조차 없었지만


끊임없이 고민하던끝에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배정을 받기 전, 나는 담임선생님을 찾아가


개인적인 문제로 상담을 하고싶다고 말하고 ' 제가 남자를 좋아하는것같아요 ' 라고 말씀드렸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 어른이 되면 고쳐진다 ' 였다.


그 말을듣고 황당했지만 선생님은 어른이고 선생님이니까


내가 어른이되면 멀쩡하게 여자를 좋아할 수도 있지않겠어? 잘못된거니까 고쳐진다고 말씀하신거겠지


나는 그떄부터 내가 남자를 좋아하는것을 부끄럽고 숨겨야할 치부쯤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중학생이 되고나서, 나는 정상적인 사람이 되기위해 일부러 더 남성적으로 행동하거나


좋아하지도 않는 구기종목류 운동에 몰두하고 ,억지로 여자친구를 사귀기도했다


지금에와서야 그 여자애의 솔직했던 감정과 학창시절에 몹쓸짓을 했다는걸 알고


최근에서야 소식을 듣고 찾아가 솔직하게 말하고 사과했는데 무덤덤하게 그럴거 같았다고 하더라


그렇게 학창시절을 보내는데,갑자기 언젠가부터 친구로 지내던 한 남자애가 자꾸 눈에 밟혀서


어쩔줄 몰라했던 기억이난다. 표현할 수도 없고 내 감정을 인정하기도 싫고 좋아하는 감정을 주체하지도 못해서


마냥 방법을 몰라 어거지로 괴롭히고 장난치고 더 못되게 굴었던 것 같다


어느 날 녀석이 서운했던지 화가 폭발해서 우리 친구 아니냐고 왜 나한테만 거지같이구냐고


그렇게 한바탕싸우고나선 미안한마음에 잘해주려고 계속 따라다니고 이것저것 챙겨주고 놀고 하다보니까


둘도 없는 절친한사이가 되서 항상 붙어다니고 놀고하다보니까 그냥 이대로도 괜찮을거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3학년이 되고나서 얼마 안지나 녀석에겐 여자친구가 생겼고 , 내게 제일 먼저 달려와서 자랑을 했다



그리고 그 날 내 방에있는 물건이란 물건은 다 박살났고 내 엉덩이도 어머니에게 박살이났다



어린나이에 느낀 상실감에 잃을게 없다고 생각한 나는 유학을 가보지않겠냐는 아버지의 제안을 덜컥 받아들이고


미국,일본,중국 등등 여러나라들을 여행 겸 유학으로 다니면서 전전했다


그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 첫 남자친구도 사귀어보고 이곳저곳을 보고 이것저것 배웠던 그 몇년의 시간은


내게 그동안 생각하고있었던 많은것들을 다르게 보게했다


제대로 된 첫 연애에서 사랑이 그렇게 강렬한 감정이란걸 처음알았고


처음으로 커밍아웃했던 친한 형에게서 들은 ' 그래서? ' 라는 고마운 한마디와


나 또한 정상 비정상의 구분없이 별 다를것없는 평범한사람이라는것과


우리는  ' 나는 존중하지않는다, 이해하지못한다'느니 그런 뻘소리를 들어야할 ' 허락받아야하는 사람들 '이 아니라는것


그런게 될 필요도없고


나는 존중받아 마땅한 당연한 사람이고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사람의 사랑과 섹스를 규정짓고 반대하고 지탄하는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것



지금은 그 떄에 비하면 인식이 좋아지긴 했다고 생각하지만,인터넷에 떠도는 글들을 보고있으면


여전히 사람들은 변하지않았고


사회적 인식떄문에 표면 위에서 대놓고 혐오를 드러내지만 않을뿐


여전히 보고싶은것만 보고, 그 실상을 상세히 알려들지는 않는다


똑같이 아무렇지도않게 내뱉은말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 혐오를 이성으로 포장해 까내리곤한다


동성애 찬성? 동성애 반대? 찬성과 반대라는 단어를 쓴다는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소리다


인터넷만 된다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그런 공간에 별 생각없이 써내린 그런 글,  끄적인 댓글 ,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힐난에


내 주변에는 없겠지 하고 내뱉은 무심한 말들에 ,많은 성소수자들이 상처받아 어린 그 떄의 나처럼


즐겁고 좋은추억으로만 가득 채워야할 학창시절을 불확신과 자괴감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았으면 한다



이 글을 만약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야할 자신의 성정체성 떄문에 고민하고있는 성소수자친구들이 본다면


꼭 기억하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본문의 위에도 있지만 우리는 타인에게 허락받아야 하는 사람이 아니며,


이성애가 당연하고 사람들의 성정체성으로서 마땅히 존중받듯이 우리도 그럴 자격이 있다





이건 사족이지만 내 꿈은 언젠가 사람들 앞에서 아무 신경쓸 필요없이 연애하고,사랑하고


다들 그걸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거. 그리고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될 결혼식에


내가 사랑해마지않는 친구들,가족 모두가 나와 내 배우자를 축복해주는것


만약 그런 세상이 된다면 먼 미래겠지만


내가 살아있는동안 그런날이 온다면 난 너무 기뻐서 펑펑 울거같다




+ 술먹고 의식의 흐름대로 두서없이 쓴거라 지금보니까 반말조에 횡설수설

그냥 옹알이하듯이 일기쓴거라 생각하고 봐주셨으면..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