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은 목숨 걸고 승객 구해야 하는데…"
"승객들을 대피시키고 가장 마지막으로 탈출할 때까지
구명조끼를 입어야 한다는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2011년 9월 6일 오전 1시께 전남 여수 해상을 지나던 부산발 제주행 4천166t급 현대설봉호
화물칸에서
연기가 새어 나왔다.
순찰을 돌던 한 조타수가 잠을 자던 김군남(62·사진) 선장을 즉시 깨웠다.
연기는 곧 폭발로 이어졌다. 화물칸에 실려 있던 활어차 모터 가열로 튄 불씨가 활어차 산소탱크에 옮겨 붙으면서
대형 화재로 이어졌다.
3년전 불'설봉호' 김군남 선장
"사고 시 승객 갑판으로 모아야
세월호 선장 대처 이해 안 가" 자체 화재 진압이 늦었다고 판단한 김 선장은 즉시 선원들에게 퇴선 명령을 내렸다.
해양경찰에 신고한 후 바로 비상
사이렌을 울렸다.
승무원들은 평소 훈련한대로 1층부터 3층까지 선실을 일일이 열어 승객들을 깨워 구명조끼를 지급하고, 갑판으로 승객들을
유도했다. 바다에 구명보트를 떨어뜨리고 비상 탈출용 공기
미끄럼틀도 펼쳤다.
김 선장은 "외국인들도 15명 정도 있어 당황하지 않도록
영어를 잘하는 승무원 한 명을 전담으로 붙였다"면서 "외국인들이 먼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갔지만 이후 주변으로 불길이 확 번졌다"고 말했다.
화물칸에 적재된
차량들의 연쇄 폭발로 불길이 선상으로 삽시간에 번진 것이다.
김 선장은 불길을 피해 승객들을 배 앞쪽 갑판으로 다시 이동시켰다. 여자와 노약자들은 승무원들이 고무호스로 묶어 바다 위 구명보트로 내렸다.
남자 승객들과 승무원들은 화물을 묶는 밧줄을 타고 바다로 내려갔다. 김 선장이 마지막으로 탈출하면서 승객 104명과 승무원 26명 등 130명이 모두 큰 부상 없이 무사히 구출됐다.
김 선장은 "마지막으로 배에서 탈출을 했지만 배를 불 태웠다는 자책감에 발길이 안떨어졌다"고 회고했다.
당시 그는 구명조끼도 입지 않고 승객들의 탈출을 진두지휘했다.
김 선장은 "오로지 승객들을
안전하게 대피시켜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던 것 같다"면서 "선장으로서 운항하는 배에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것은 치욕스럽고 면목이 없지만 모든 승객들을 무사히 대피시킨 데 대한 자그마한 자부심은 있다"고 말했다.
(후략)
이런 분이 선장님이죠
부산-제주 노선은 마음 놓고 탈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