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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을 먹으며 멍청한 생각을 했다.
김밥 속 에는 밥이 없는데 어디서 밥맛이 날까?
한참을 김밥 속 안의 내용물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니
문득 김밥 속 에는 원래 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바보가 아니다.
그 때 사랑이란 무엇인가 방황하던 어린 날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사랑 속 에는 사랑이 없었다.
먼저 연락 왔던 문자 한개, 취해서 걸었던 전화 한통,
헤어지는 길에 네가 사라질 때 까지 보던 나의 모습,
이상하게 계속 만나게 되던 둘, 한강에서 앉아 있었던 너와 나,
그 속 에서 이런 것이 사랑인가,
이 감정이 사랑이란 것이 맞는 건가 고민하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김밥처럼
그 속만 바라보며 의아해하다 끝나버린 사랑.
나는 바보가 맞다.
내 사랑 속 에는 사랑이 없었다.
너와 나 사이에는 뭉뚱그려 말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 일 들이 있었다.
그것을 사랑으로 마느냐 안 마느냐는 나의 일 이었다.
미안한 마음으로 김밥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