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타국에서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고 있는 한 유학생입니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지지자였던 아버지께 다음과 같이 간절히 호소했었답니다.
"함께 6월 항쟁을 한 민주화 투쟁의 산 증인인 문재인 후보를 왜 지지하지 않으시냐고..
아버지의 젊음을 던지셨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민주주의가 아니셨냐고..."
그러나 매번 돌아오는 아버지의 답변은 박근혜 후보의 대세론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아버지는 자신의 세대가 일군 경제발전이 젊은 세대로 인해 부정 당한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계셨고
그리하여 자신의 신념 체계와 이성적 판단을 뛰어넘어 본인의 역사적 정체감을 아이러니 하게 본인이 싸우셨던 독재 정권에 두고 계셨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이러한 모순이 사회 심리학적으로 운동권 세대에 만연한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답니다.
그러던 아버지께서 이번 세월호 사건을 눈물로... 뜬 눈으로 겪으시면서... 박근혜 정권의 지지를 철회하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다시 말해서 역사적 정체감 보다 부성애가 아버지께 더 큰 가치였음을 보게 되었죠.
공자가 이를 가장 순수한 인간의 도덕적 상태인 "인"이라 하였던가요.
그 부성애로... 그 "인"으로 그간의 정부의 행적을 이성적을 보시기 시작하셨답니다.
그리고 JTBC와 공중파를 비교해보시며... 현 정부의 과거적, 현재적 책임 회피는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계속되는 아버지와의 대화 가운데 참된 민주주의를 향한 실천들이 열매 맺히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