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게시물ID : sewol_199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ilme★
추천 : 1
조회수 : 16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27 00:00:48
방금 안산 합동 분향소를 다녀오는 길입니다.
저희 부모님이 80년대에 열심히 사셨던 분들이셨고
그 분들의 영향을 어렸을 때부터 받아왔었기에
저 역시도 스무살, 20대 초반 시절에
당시의 열정을 품고 세상을 위해 이 한 몸 바치겠노라.
라는 마음으로 시위도 하고 콩밥도 먹어보면서
살았었습니다.
한 때의 열정은 한 때로서 끝나는 듯 하였고
결국 세상은 바뀌지 않았고 저희의 노력이라는 것은
물거품이 되는 것들을 목격하면서
자괴감과 상실감, 실망을 느끼면서
자연스레 모든 것들에 대해서 포기를 하고
"이 나라는 안될 거야. "라는 마음가짐으로
내 인생이나 잘 챙겨야지...하고 살아왔습니다.
열흘 전부터 가슴이 먹먹하고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이대로 아무 것도 안하고 있을 수는 없다.
라는 생각에서 안산으로 향했습니다.
분향소로 조금씩 가까워져 갈수록
제 마음 속 짐들의 무게도 점점 무거워져 갔습니다.
결국 도착한 분향소에서 제가 보게 된 것은
한 눈에 다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많은 수의
사진들과
너무나도 어린 아이들의 얼굴들이었습니다.
삽시간에 눈물이 쏟아져 내리면서 한 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과연 여기서 눈물을 흘릴 자격이 있나?
내가 포기했기에 이 어리디 어린 친구들이 이렇게 된 것은 아닐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게 고작 이것밖에 없단 말인가?
너무 죄송한 마음에 더 이상 울 수도 없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아니,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제 자신이 증오스럽고
지금 고통을 겪고 계시는 많은 분들께
너무나도 죄송스럽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더 이상 이대로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