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주 수요일 세월호 침몰을 근무중에 속보로 들었습니다.
2. 학생 전원 구출하고 2명 사망했다기에 그것도 승무원 포함인지라 어쩐일로 선방했구나 니덜이... 그러면서 죽은사람은 뭔죄여 라는 마음을 잠시나마 가졌죠.
3. 점심을 먹고 창구에 앉았습니다. 은행이라 업무에 정신없는데 어느순간 고객님들이 번호표를 뽑고도 안옵니다. 뭣도 모르고 34번 고객님 불러봐도 안옵니다. 그때 봤습니다. 모두 멍한 표정으로 지점내 TV만 보고 있는걸.
4. 뭔 시벌 난 첨에 먼 소린가 했습니다. 실종자 290여명... 하. 다 구출되었는데 인원파악이 안됐것지. 니들이 그럼그렇지 병슨들 그러고 말았습니다.
5. 4시가 지나 마감 시간이 다가옵니다. 이때부터 전 존나게 젖같은 촉감으로 일이 젖 되었단걸 알았습니다. 뭔 중2병색히가 그래 나의 fate짱은 그럴줄 알았어라는 감이 아니라 경험에 의한 촉이었습니다. 배가 완전히 전복되어 선수 부분만 나와있는걸 보고 솔직히 다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6. 아니나 다를까 에어포켓 드립이 나오면서 뭔가 있을듯한 얘기들이 나옵니다. 이때, 에어포켓이나 생존자니 하는 순간 너무도 강하게 확신했습니다. 이미 끝났구나
7. 군에서 천안함을 경험했습니다. 아버지의 강력한 권유로 다수와는 달리 장교로 복무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금요일 천안함이 가라앉던날 UFG 소강 상태라 외박은 안되어 BOQ에서 선배, 동기 장교들과 한잔 하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재밌었던 날이 있나 싶을정도로요. 그리고 그 즐겁던 순간 정말 영화처럼 한명씩 순차적으로 핸드폰 문자메시지가 울리고 모두 표정이 굳어 버리던 그 방안! 그 얼굴! 그 공기! 생생합니다.
8. 군 내부에서 특히나 일반보병이 아니었던 곳에서 근무함으로 당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나마 잘알았습니다. 현자에 있던 타군 동기들도 있었고... 결론은 애초에 생존자에 대한 희망은 말 그대로 여론주목회피용이었고 대다수는 생존자의 생환이라는 기적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9. 그런데 그걸. 그 시발 젖같은 감과 기분을 4년후에 그것도 비슷한 시기에 너무도 생생히 다시 느꼈습니다. 물질해본 사람들은 압니다. 무슨 배가 전복도 저딴 전복에 돌아가서 침몰하는데 생....아니 4월에 바닷물에서 무슨 생존입니까? 한여름에 그것도 남해에서도 수온 16도 이상에서 훈련 중 UDT고 특전사고 해병대특수수색이고 SSU고 다들 병슨되서 끌어올려져서 해안가에 말려놓습니다. 그런데 민간인 그것도 어린학생들이..
10. 그 사고당일 별생각없이 선약이있어 친구들과 즐겁게 한잔했습니다.
11. 그 다음날 출근했습니다. 그리고 사태가 역시나 역시나 시발인걸 알게되었고 혹시나 하는 기대를 조금씩 해봅니다.
12. 같이 복무했던 특전사 사람들이 투입된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그리고 역시나 그날밤 현장상황이 어떤지 전해듣습니다. 예상대로..
13. 유족들을 십분 이해하고 여론을 더더욱 이해합니다. 하지만 역시나 하는 상황에서 이미 솔직히 사망추정이라 잠정 결론난 상황에서 새로운 희생을 바라지는 않죠. 당국에서는요. 그리고 역시나 쇼가 시작됩니다.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사견입니다)
14. 어찌나 이렇게 소름돋게 똑같은지
15. 뭐 됐고 뭐 이런 일련의 상황이 중요한게 아닙니다. 지금 요새 제가 나이를 먹었다는 것을 체감합니다. 그 어느때보다도. 예전에는 이런 대형참사는 그냥 흥미거리였습니다만...그리고 주변의 분위기에 동조해 어느정도 격식을 맞춰주는 가식아닌 가식 뒤에 섰었다면 요새는 정말이지 교복입은 학생만 봐도 세월호 생각에, 그리고 뉴스에서 본 기울어진 선체내 객실에서 웅크리고 두려움에 떨고있던 학생들이 생각납니다.
16. 누가 시발 그애들을 데려갑니까? 하. 아니 이얘기는 묻읍시다. 해봐야 서로 피곤하니까
17. 정말 그냥 우울합니다. 그런데 그게 비단 저뿐만이 아닌 국민 대다수가 그렇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금융권입니다만. 기본적으로 서비스직에서 근무합니다. 사람들이 다릅니다. 배 한척의 침몰이 아닌 한 국가 정신자체의 침몰입니다.
18. 18181818 이제 애들에게 어른들 말 잘들어란 같지도 않은말 못 할 것 같습니다. 최소한 제가 커나갈 때는 어른들은. 우리를 가르치던 선생님들과 부모세대들은! 그리고 그당시 주류세대였던 30대들은! 아닌게 아니라 말하고 약자에게 양보하고 그것이 나의 약함이 아닌 배려라는 것을, 정의라는 것을 알던 세대들이었습니다. 아니 그런 시기였습니다.
19. 그런데 지금은 하 당장에 이번 사건으로 보이는 작태들은... 대통령이란 작자는 사고수습에 전~혀 영향력도 도움도 최소한의 국민들의 상실감에 대한 격려도 못해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 나머지 색히들은.......아닙니다.
20. 어제 직장 근처에서 참 웃지 못 할 일을 경험했습니다. 제 직장은 초등학교 앞 입니다. 신개발지역이라 주거지역은 많은데 차들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애들이 초등학교와 제 직장 앞 4차선 도로에서 그냥 뛰어놉니다. 그날도 말썽쟁이 애들 4~5이 대로 한가운데서 뒤엉켜 싸우듯이 놀고있었습니다. 지점내 사람들과 지나가던 행인이 그걸보고 애들에게 한소리씩 하는데 어느 노인분이 지나가다 한마디 합니다. 그러자 정말 그 누구도 그애들에게 말한마디 못했죠. 그 어르신 曰 "냅둬라. 저런애들이 오래산다. 말 잘듣는애들 다 죽었지 않느냐? 냅둬라 애들 저렇고 지들 맘대로 노는게 애들이다. 냅둬라 좀" 정말 소름돋을 정도로 찡했습니다.
21. 각설하고 대체 이제 뭔 낙으로 뭔 기대로 살아가야되는지 참. 뭐 이렇다가도 당사자가 아닌 저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잘 살것지만...지금 이 국가적, 총체적 암울기를 어떻게 극복할런지 궁금합니다. 뭐 볼것도 없이 6월 선거에 월드컵이 겹치니 시벌거 이 분위기에 국가주의, 민족주의 생쑈를 하면서 선거와 월드컵을 이용하것죠. 훤~~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무너지는 민족이 아니니다. 우리 한민족은 반만년 유구한 역사와 900여차례가 넘는 외세의 침입에도 굳건히 버티어 이 땅을 지키었고 특히나 우리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은....시발과도 같고 더욱이 우리의 령도자 전두환 국방최고의결위원의 의사는..시발과도 같아 그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듯 이 혹세의 지옥 땅에서도 그네로 이루어졌습니다 시발. 시발' 로 끝나리라 너무도 확고히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22. 그냥 잠이 안와서 써본 개소립니다. 씨벌. 내일 셤인데 시벌 하아하핳ㅁ;ㅣ아ㅓㄻㄹ 나라 참~~ 멋있게 돌아갑니다. 증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