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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강력 범죄가 뉴스에 연이어 보도가 되면서 불안한 심정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청중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스님의 답변에 집중했습니다.
“저는 아들 둘을 둔 평범한 가정주부입니다. 요즘 ‘묻지마 범죄’라든지 화가 날 정도로 불합리한 사회 시스템에 대한 뉴스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요, 그런 뉴스를 보면 저는 마치 저나 제 가족이 그런 상황에 처하기라도 한 양 너무 감정이입이 되어서 분노에 휩싸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무력감, 불안, 분노 같은 감정들 때문에 마음이 괴롭습니다. 어떻게 하면 제 마음의 면역력을 키울 수 있을까요?”
“갈수록 이런 문제는 심해질까요? 약해질까요?”
“심해질 것 같습니다.”
“예, 심해집니다. 정신질환이 점점 늘어날 것이니까요. 앞으로 육체 질환은 병에 속하지도 않을 정도로 정신 질환이 심해질 겁니다. 비유를 하자면, 컴퓨터가 처음 나왔을 때는 주로 하드웨어 고장이 많았지요? 그래서 컴퓨터 기술자가 주로 하드웨어를 고쳤는데, 요즘 컴퓨터는 하드웨어가 고장 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전부 소프트웨어 고장이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일이 많습니다. 그것처럼 조금 더 지나면 육체의 병은 병에도 안 들어갈 겁니다. 육체의 병은 다 기계로 진단해서 붙이든, 째든, 갈아 끼우든 해서 적절하게 조치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문제는 정신질환이에요. 우리들의 정신은 너무 복잡하게 프로그래밍 되어 있어서 육체의 병은 그 원인을 80~90%를 밝혀 냈다면 정신의 병은 아직 10~20% 밖에 못 밝혔어요. 그래서 현재는 정신과 의사가 의사 10명 중에 1명이라면 앞으로는 2명, 3명, 5명 이런 식으로 늘어나야 할 겁니다. 또 정신과도 더 세부적으로 우울증과, 분노과, 트라우마과 등으로 나뉘게 될 거예요.
그런데 정신 질환에 따른 범죄는 처벌도 굉장히 어렵습니다. 왜 그럴까요? 스스로 통제가 안 되는 사람이 저지른 일이기 때문에 치료가 중요하지, 처벌이 중요한 게 아니게 되거든요. 어떤 범죄는 처벌이 강화되면 발생률이 줄어들기도 하지만 정신질환자는 예외입니다. 왜냐하면 정신질환자들은 이미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처벌강화가 범죄 억제력으로 작용하지 못 하거든요.
또 우리나라는 정신질환의 한 징후라고 할 수 있는 자살률이 세계 1위입니다. 앞으로는 자살이 한 집 건너 한 집, 또는 몇 집 건너 한 집에서 흔히 경험하는 일이 되는 거예요. 요즘 암을 집집마다 경험하듯이 자살도 그렇게 될 겁니다.
그런데 자살이란 자기를 죽이는 행위로써 정신질환 초기 증세입니다. 이게 조금 심해지면, 혼자 죽기는 너무 억울해지는 단계가 됩니다. 그래서 누군가 같이 죽으면 위로가 되니까 동반자살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더 병이 깊어지면 묻지마 살인, 즉 타인을 살해하고 자기도 죽는 거예요.
여러분들은 자꾸 묻지마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더러 ‘어떻게 저렇게 뻔뻔하게 얼굴을 쳐들고 있느냐?’고 하는데, 그건 그들의 특성을 몰라서 그래요. 그 사람들은 이미 질환을 앓고 있기 때문에 죄의식 같은 게 없는 겁니다. 범죄 도구가 칼이었으니까 한두 명만 피해를 입었던 것이지, 만약 우리도 미국처럼 총기 소지가 허용되었다면 묻지마 범죄는 더 큰 규모로 광범위하게 일어났을 겁니다.
묻지마 범죄는 미국의 경우 20년 전부터 일어난 현상인데,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현상이 번지고 있는 거예요. 그럼 대책이 필요하겠지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법령이 대부분 옛날 기준, 즉 가난하고 배고파서 남의 돈 좀 훔치고, 성질이 나서 남 좀 때리는 범죄, 즉 정신은 괜찮은데 행실이 나쁜 경우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서 문제입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런 정신 질환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인데, 그에 대한 대응책도 제대로 안 잡히고 있어서 갈수록 문제는 심각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이 높아진 이유는, 엄마들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아기를 낳고 키우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런 현상은 갈수록 증폭될 겁니다. 그럼 그런 엄마한테서 태어난 아기는 또 불안 증세가 생기고, 그 아기가 자라서 결혼하게 되면 또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한번 생각해 봅시다. 묻지마 살인 사건이 일어나서 여기에서도 1명 죽고, 저기에서도 1명 죽는다고 해도, 또 미국에서는 묻지마 살인에 총기가 사용되기 때문에 대량 살상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중세 유럽에서 흑사병이 창궐해서 죽은 사람 수에 비하면 소수이잖아요. 천연두나 홍역이 유행하는 바람에 죽은 사람 수에 비해서도 소수이고요. 그때도 사람들은 다 나름대로 살아갔어요. 그때도 행복한 사람은 나름대로 행복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강력 범죄가 문제긴 문제지만 그렇게까지 두려워만 할 일은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산에 가면 뱀 때문에 두렵고, 벌 때문에 두렵지요? 그런데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려 죽는 사람이 1년에 몇 명이나 될까요? 그렇게 죽을 확률보다는 교통사고로 죽을 확률이 훨씬 높지요. 그럼 여러분들은 차를 안 타거나 안 몰아야 되잖아요. 차를 타거나 몰다가 사고가 나서 다치거나 죽을 확률이 뱀에 물릴 확률보다 훨씬 높은데, 왜 여러분들은 차는 안 두려워하고, 뱀은 두려워하는 거예요? 이걸 잘 살펴야 돼요. 우리가 산에 갔을 때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릴 위험은 있지만 사실 그 위험은 확률적으로 매우 낮은 위험입니다. 또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렸다 하더라도 치사율은 훨씬 더 낮아요. 그러니 그건 약간 조심하면 될 일이지 두려워 할 일은 아니에요.
마찬가지로, 첫째, 정신 질환자에 의한 강력 범죄는 우리가 약간 조심해야 될 일이긴 하지만 두려워해야 할 일은 아닙니다. 이걸 먼저 아시면 편안하게 생활할 수가 있는 거예요. 둘째, 확률이 낮다 하더라도 산에 가면 벌이나 뱀을 조심해야 되잖아요. 만약 산에 텐트를 친다면 텐트 주위에 뱀이 싫어하는 담뱃가루나 붕산가루를 뿌린다든지, 또 야생벌이 많은 지역에 간다면 얼굴에 망사를 뒤집어쓴다든지 하는 식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지요.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벌이나 뱀이 많은 등산로에는 벌이나 뱀을 퇴치할 수 있는 전문가 한 사람을 직원으로 임명해서, 그 사람이 등산로를 다니면서 미리 점검을 하게 한다면 위험이 줄어들겠지요.
마찬가지로 오늘날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범죄를 줄이려면 제도적으로 어떻게 해야 될까요? 초등학교, 중학교 다닐 때 학교에서 신체검사를 했듯이, 즉 몸무게 재고 팔 둘레 쟀듯이, 정신검사도 해서 우울증 증세가 있거나 그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조기 발견해서 조기 치료를 해야 합니다. 요즘 암 치료율이 높아진 이유는 조기 발견해서 조기 치료를 하기 때문이잖아요. 그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신체 장애자를 적절하게 따로 교육하듯이 정신 질환자들도 그에 맞는 교육을 적절하게 해야 됩니다. 그런데 정신 질환자들은 육체가 멀쩡하니까 부모가 됐든 사회가 됐든 그들을 치료 대상이라고 생각을 안 합니다.
우리 나라가 세계에서 우울증 환자가 제일 많은 축에 들어가는데, 우울증 치료약의 소비는 선진국의 10분의 1밖에 안 된다고 해요. 이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신질환을 치료받거나 정신질환 관련 약을 복용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아이에게 가벼운 정신적인 질환이 있더라도 부모들은 그 병력을 속이려고 합니다. 사실은 그런 태도가 병을 더 깊게 하는데 말이에요. 전염병에 걸린 걸 숨겨서 그 전염병이 더 확대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이런 문제는 궁극적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될까요? 첫째, 제도 마련이 필요합니다. 학교에 영양사와 양호선생님이 1명씩 배치되듯이 정신과 전문의나 상담사가 학교마다 배치되고, 동사무소마다 배치되어서 정신 질환자를 조기발견 하고, 또 치료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합니다.
둘째,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합니다. 정신질환은 주로 커서 발병하지만 근본 씨앗은 3살 이전에 형성됩니다. 엄마의 심리적 불안정이 아이의 심리적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아기 엄마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리고 3살 때까지 엄마가 자식을 마음 놓고 키울 수 있도록 직장 다니는 엄마가 아기를 낳으면 3년간 유급휴가를 준다든지 해서 아기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인식하도록 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래서 아이의 양육을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공동문제, 우리 모두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 사회는 직장 다니는 엄마가 아기를 낳아도 3개월이나 6개월만 휴가를 주거나, 심하면 직장에서 자르거나 하니까, 엄마들이 아기를 낳아서는 남한테 맡기고 직장을 다니잖아요. 이 세상에 엄마 품에서 떨어진 아기보다 더 심리가 불안한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현재 우리 사회는 엄마가 아기를 직접 키우면 지원을 안 해 주고, 보육원에 맡기면 지원을 해 주는 시스템이잖아요. 이것은 자기가 아기를 키울 수 있는 사람마저도 남의 손에 맡기도록 조장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제도는 투표권을 가진 엄마를 위한 제도인지는 몰라도 아기를 위한 제도는 아니에요. 아기에게 초점을 맞춰서 보육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아기의 권리를 최대로 보장해 주는 길은 아기가 제 엄마로부터 사랑받을 권리를 보장해 주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할머니들더러 손주를 키워주지 말라고 하는 거예요. 자기 딸을 사랑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왜 자기 손자의 권리를 빼앗느냐는 겁니다. 할머니가 손주를 봐주면 자기 딸은 편할지 몰라도 손주는 제 엄마로부터 사랑받을 권리를 잃는 거잖아요. 아기가 할머니 손에서 자라게 되면, 아기에게 심리적인 엄마는 할머니가 되는데 이성적으로는 할머니일 뿐이니까 아기의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분열이 생기게 됩니다.
남자가 군대에 가서 국방을 지키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건 여자가 아기를 낳으면 제 아기를 3살까지 키우는 일입니다. 자녀양육이 옛날에는 개인의 문제였지만 지금은 우리가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합니다. 그래서 첫째, 이런 제도적 개선이 되어야 정신질환이 발병하는 원인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둘째, 정신 질환을 조기 발견해서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럼 제도 개선이나 시스템 마련은 누가 해야 됩니까? 그런 걸 위해 돈을 어떻게 쓸 것인지는 누가 결정합니까? 정치가 합니다. 그러니 정치인들이 그런 제도를 마련하도록 여러분들이 투표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그런 데는 관심 없고, 아직도 ‘정치인이 우리 동네 사람이냐? 우리 고향 사람이냐? 경상도냐, 전라도냐? 성이 뭐냐? 학교가 뭐냐?’ 이런 데에 더 관심이 있잖아요. 안 그러면 ‘꼴도 보기 싫다’면서 기권을 하잖아요.
앞으로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범죄는 점점 늘어날 겁니다. 그러나 옛날 전염병의 창궐에 비하면 그래도 훨씬 안전해 졌어요. 전 세계에서 여자가 밤에 돌아다닐 수 있고, 여자가 밤에 등산을 가도 되는 나라는 한국, 일본, 대만 등 몇개국도 안 됩니다. 지금 우리나라 치안이 안 좋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유럽보다는 낫고, 미국보다는 10배 이상 나아요. 그러니 겁낼 건 없어요. 미국에서도 사람이 사는데 왜 한국에 살면서 겁을 내요?
오히려 한국에서 안전하게 살다보니까 한국 여자들이 인도에 가서도 겁 없이 온 천지를 돌아다닙니다. 지금 세계에서 제일 겁 없는 사람은 이스라엘인과 한국인이에요. 인도에서 ‘파키스탄과 전쟁이 붙었다’고 하면 다른 나라 사람들은 전부 귀국하는데, 아랑곳 없이 돌아다니는 사람은 한국 사람들하고 이스라엘 사람들이에요.(모두 웃음)
왜 그럴까요? 보드가야에서 파기스탄과의 국경은 천리도 더 떨어져 있지만 우리는 북한을 턱밑에 둔 곳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았잖아요. 이스라엘 사람들도 매일 포탄이 날아다니는 데에서 살았기 때문에 그런 것쯤은 아무렇지도 않은 거예요. 좋게 말하면 면역력이 강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무감각한 거죠. 가끔 우리나라에서 남북 긴장이 고조되면 외국에서는 난리인데, 정작 우리는 옛날에 흔했던 그 ‘라면 사재기’도 안 하잖아요.(모두 웃음)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는 길거리에서 폭탄이 터지거나 하는 테러는 없잖아요. 전 세계에서는 있는 일인데요. 또 우리가 북한을 나쁘다고 욕하지만 그래도 북한은 그 안에서 ‘우리 건드리면 죽인다’고 큰소리 칠 뿐이지, 남한까지 내려와서 전철역이나 길거리에서 폭탄 터뜨리거나 하지는 않잖아요. 그러니 우리나라 정도면 안전한 축에 속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도 위험요소는 있습니다. 이것은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됩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불안요인을 없애는 일입니다. 그래서 아기들이 3살이 될 때까지, 즉 자기 심성이 형성될 때까지는 안정된 분위기에서 자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래도 불안한 요인을 가진 사람은 조기발견해서 조기치료 해야 합니다.
그럼 이런 제도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시스템을 바꿔야 합니다. 시스템은 누가 바꿉니까? 정치인들이 바꾸지요. 법을 만들고 집행을 해야 되니까요. 그러면 그걸 또 누가 결정합니까? 국민이 결정합니다. 이런 의식이 확고해야 됩니다. 정치를 나와는 동떨어진 일로 보면 안 됩니다. 명상한다고 이 문제가 해결이 될까요? 명상도 하고, 갓바위에 가서 빌면 아기가 3살 될 때까지 엄마에게 유급휴가가 주어지지는 세상이 될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모두 웃음)
개인이 심리적으로 불안한 건 스님이 그가 사고방식을 바꾸도록 하는 식으로 도움을 줄 순 있지만 제도를 바꾸는 건 명상을 하거나 상담을 한다고 바뀌는 게 아니에요.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첫째, 사회적 조건이 바뀌어야 하고, 둘째, 개인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이 바뀌도록 하는데 주로 역할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질문자에게는 ‘그래도 괜찮다. 그래도 한국이 세계에서는 안전한 국가에 속한다. 겁내지 말고 살아라. 그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아주 적다’ 라고 조언해 주는 거예요. 그런데 개인에게 하는 그런 조언만으론 해결이 안 됩니다. 사회적 조건, 즉 제도가 바뀌어야 해요. 위험을 아예 없앨 순 없어도 조금 낮추려면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제도를 바꾸려면 여러분들이 정치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행동해야 해요.”
“스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질문을 드리자면, 제가 방송매체를 통해서 강력범죄 뉴스를 접할 때면 분노가 학습된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어떤 이유로든 질문자 속에서 분노가 일어난다면 그건 질문자의 문제입니다. 그 분노라는 게 질문자 뜻대로 안 된다고, 질문자가 원하는 대로 안 된다고 성질을 내는 것인데, 그건 더 살펴보면 질문자가 어릴 때 입은 어떤 마음의 상처가 있어서 그런 거예요. 그런 모든 게 섞여서 질문자가 다른 사람들보다 그런 뉴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볼 수 있어요.
질문자는 어릴 때 선생님한테 부당하게 맞았다든지, 엄마한테 부당하게 맞았다든지 하는 상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다 지나간 일이라 질문자가 잊어버렸을지도 모르지만 마음에 상처가 있으면 부당한 걸 봤을 때 그 상처와 결합을 해서 분노가 치솟는 거예요. 그러나 그 분노는 질문자 스스로 진정해야 할 일이에요. 분노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니까요. 그러나 대부분은 분노하지 않거나 내가 괴롭지 않으면 그냥 관심을 꺼버리지요. 그래서 저는 우리가 분노하지 않은 상태로 부당한 걸 바꿔나가자는 겁니다.
강력범죄는 갈수록 심해질 겁니다. 얼마나 더 심해져야 여러분들이 ‘더 이상 안 되겠다. 아기가 3살이 될 때까지는 제 엄마가 키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고 할까요? 그런데 사람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고 난 뒤에야 비로소 정신을 차립니다. 스님은 미리 예방하라고 여러분들이나 정치인들에게 얘기를 하는데도 잘 안 듣더라고요. 아직까지는 요행히 넘어왔으니까요.
그러니 강력 범죄가 다반사로 일어나면 그때 가서야 바꾸겠지요. 미리 알고 위험을 줄이는 게 현명한 것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건 안 고치는 것보단 낫지만 그래도 그런 사람은 어리석다고 하는 겁니다. 그리고 위험이 예견되는 일이지만 두려워할 일은 아니라는 거예요.”
“감사합니다.” (모두 박수)
개인적인 처방부터 사회제도적인 처방까지 근본 해결책에 대해 다각도로 이야기해 준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깊이 있는 스님의 답변에 청중들도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동시에 사회 변화를 위해서도 노력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닫는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어떤 상황이든 본인이 먼저 행복해야 돼요. 이유를 대면서 ‘나는 이래서 불행하고, 이래서 불행하다’라고 한다면 죽을 때까지 불행하다가 죽습니다. 저는 ‘혼자 살아서 행복하다. 잔소리 할 마누라도 없고, 찡찡거리는 아이도 없어서 편하다’ 이렇게 스스로를 긍정해야 행복하게 살 수가 있겠지요. 그러니 여러분들도 ‘스님, 참 안됐다. 나는 그래도 잔소리 하는 마누라라도 있다’, ‘밤에 기댈 남편이라도 있다’, ‘나는 애라도 있다’ 라고 하셔야 돼요. 아시겠어요?”
“예.”
“그렇게 자기 처지를 긍정적으로 생각할 때 심리적인 안정과 행복이 옵니다. 그 행복을 기반으로 안주하라는 게 아닙니다. 또한 거기에 필요한 사회변화를 위해서도 노력을 하시라는 말씀을 드리면서 오늘 강연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http://www.jungto.org/buddhist/budd8.html?sm=v&b_no=736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