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일상에 제 생일인지도 모르고 출근해 페이스북을 확인하려고 연 크롬창 속
구글의 축하메시지를 보고 제 생일인걸 이제서야 기억해 냅니다.
저희 엄마도 까맣게 잊고 계셨다가 오후 늦게 전화하셔서
미안하다고 뭐먹고 싶냐고 전화하셨지만 뭐 저도 까먹은걸요;;
그래도 미안하셨는지 방금 가게로 올라와서 뭐먹고 싶냐길래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지만 속으로는 좋아서 뭐 먹을까 신나게 생각하다가
모니터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에 괜히 마음한구석 추워집니다.
그래서그런지 따뜻한 국밥한그릇 생각나서 다른거 필요없고 그거 시켜달라고 했네요
엄마는 다 큰 딸이라도 좋은거 먹이고 싶으신지 비싼거 먹으라고 하지만
괜찮아요 우리 엄마가 사주는거라 그런지 더 맛있었어요.
그래도 엄마는 뭐에 그리 미안한지 내일이라도 챙겨주시겠다고 장보러 가신다길래
엄마 고마워라고하니 얘는 뭘 이라며 쑥쓰러워하시고 내려가시네요
그러고보니 한창 예쁜 철쭉필때 태어났다고 친구들이 제 생일엔 핑계삼아 꽃보러 놀러가기 좋다고 했는데
올해엔 서로 바쁘기도하고 모두 마음이 아프고 무거운지 선뜻 이야기를 서로 못하고...
따뜻해야 할 봄인데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부디 돌아오는 내년 생일즈음엔 모두의 마음에게
오늘의 차갑고 슬픈 봄이 아닌 따뜻한 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른셋 생일 축하한다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