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책의 제목을 들었을 때는 조금 의아한 기분이 들었더랬죠. 앵무새 죽이기? 무슨 의미일까? 제목만 보고는 전혀 내용을 짐작할 수 없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야 '앵무새 죽이기'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를 알게 되었죠.. 책의 내용은 주인공 소녀인 스카웃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초등학교 2학년이 되기까지의 벌어지는 사건들을 어린 소녀의 시각에서 바라본 일종의 성장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난 네가 뒤뜰에 나가 깡통이나 쏘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새들도 쏘게 될 거야. 맞출 수만 있다면 어치새를 모두 쏘아도 된다. 하지만 앵무새 죽이는 건 죄가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 말은 스카웃의 아버지가 그의 어린 자녀들에게 공기총을 선물하면서 한 말이죠.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앵무새는 인간을 위해 노래를 불러줄 뿐이지. 사람들의 채소밭에서 무엇을 따먹지도 않고, 옥수수 창고에 둥지를 틀지도 않고, 우리를 위해 마음을 열어놓고 노래를 부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는 게 없지. 그래서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되는 거야."
우리 사회에는 이런 앵무새와 같은 존재들이 있습니다. 이 소설속에 등장하는 톰과 부 래들리와 같은 존재가 이런 앵무새와 같은 존재들이 그런 경우죠. 남에게 도움을 주려 했지만 오히려 흑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사형을 선고받는 톰.. 그리고 젊은 시절 한순간의 실수로 집안에 평생 집안에 처박혀서 집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서 온갖 억측과 오해를 받으면서 살아가지만 마지막 순간에 진정한 친구임이 드러나는 부 래들리... 사람들은 이런 앵무새와 같은 존재들을 온갖 편견을 가지고 대하곤 합니다. 우리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 앵무새를 죽이는 것은 죄를 짓는 일이라고 이 책에서는 순수한 어린 소녀의 시각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소설의 마지막장면에서 부 래들리를 집까지 배웅하고 돌아오며 어린 스카웃은 그 동안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되돌아보며 그 짧은 순간 갑자기 성장한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아빠가 정말 옳았다. 언젠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참말로 이해할 수 없다고 하신 적이 있다. 래들리 아저씨네 집 현관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 책은 교훈적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재미가 있는 소설이죠. 아직 어린 소녀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세상을 재미있게 잘 표현해내고 있죠. 마지막 대목에서도 자신의 성장을 깨달으면서도 앞으로 수학을 제외하고는 배울 것이 많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스카웃의 모습은 미소를 자아내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스카웃과 그녀의 오빠 젬이 벌이는 사건들은 우리들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기에도 충분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한번쯤 읽어보시길~
마지막으로 스카웃의 아버지가 한 말....정말 교육적이고 자상하신 아버지시죠.. "손에 총을 들고 있는 사람이 용기 있다는 생각을 갖는 대신에, 참으로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를 배우길 말이다. 시작도 하기 전에 패배한 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어쨌든 새로 시작하고 그것이 무엇이든 끝까지 해낼 때 바로 용기가 있는 거다. 승리란 드문 일이지만 때론 승리할 때도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