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4/04/23/20140423004539.html? OutUrl=daum
이거 우리 딸 맞아! 진짜야, 어떡해∼.”
23일 오전 11시40분쯤 전남 진도군 팽목항 부근 임시 막사 안에서 외마디 절규가 터졌다. 막사 안에 덩그러니 서 있는 인양 시신 정보 게시판을 불안한 눈빛으로 훑던 한 어머니의 절규였다. 가슴을 치며 울부짖다 주저 앉아 버 린 그의 손에는 ‘146번째 신원 미상자 특징’이 라고 적힌 종이가 쥐여 있었다. 근처에 있던 의료진 3명이 바로 부축해 인근 의료진 막사 로 옮겼다. 이를 바라보던 다른 50여명 실종 자 가족들은 가슴을 졸이며 게시판으로 시선 을 돌렸다. 사고대책본부는 시신이 인양될 때 마다 시신별 특징을 메모해 게시판에 붙여두 고 실종자 가족들이 찾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 다. 게시판에는 이날 오전에 인양된 시신 21 구를 비롯해 앞서 인양된 시신 중 신원 확인이 안 된 30여구의 특징을 적어 놓은 종이가 붙 어 있었다. 특히 실종자 가족들이 당국에 요청 한 ‘시신 수습과 생존자 확인’ 데드라인(24일) 이 하루밖에 남지 않은 터여서 막사 안팎은 절 박감이 가득찼다.
게시판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한 부부는 시신 의 의복 특징 등 ‘138번째 신원 미상자’ 안내 문을 본 순간 “우리 제훈이 아니야?”라고 소리 쳤다. 그러면서 수학여행을 떠나던 아들이 입 은 옷가지가 어땠는지를 떠올리려 안간힘을 썼다. 결국 맞다는 확신이 들자 부부는 체념한 듯 울음을 삼키며 막사를 빠져나갔다. 옆에서 신원 미상의 시신이 아들인 줄 알고 엉엉 울던 또 다른 어머니는 “아이고, (다시 보니)아니네 우리 아들…”이라며 눈물을 훔치고 돌아섰다.
이처럼 자식을 찾지 못할 부모의 고통을 덜어 주려는 듯 학생으로 추정되는 실종자 중 신분 증을 입에 문 시신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안 타까움을 더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실내체육 관도 분위기가 다르지 않았다. 오전에 시신이 다수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가족 이 오열하거나 넋이 나간 모습이었다. 여전히 자녀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부모들은 “우리 애는 언제 나오는 거예요…”라며 탄식을 쏟아 냈다. 생환의 가능성이 점점 희미해지면서 인 사도 못한 채 먼저 눈을 감은 피붙이의 몸이라 도 온전히 거두고 싶다는 간절함이 묻어났다. 재난의료지원단과 진도보건소 이동진료소 소 속 의사와 간호사들은 숙연한 표정으로 진이 빠진 가족들의 건강을 챙겼다.
한편 팽목항에는 연이은 구조작업으로 잠수 병을 호소하는 잠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민· 관·군 합동구조팀에 따르면 잠수사 10명이 마 비증세와 피로누적으로 청해진함과 평택함 내 감압체임버에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알 려졌다. 시신 부패를 우려한 구조대가 매뉴얼 을 지키지 않고 수색활동 횟수를 늘린 게 원인 으로 지목된다. 이에 따라 천안함 사건 당시 수중수색 중 순직한 한주호 준위와 같은 사태 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팽목항의 민 간잠수사는 현재 20∼30여명 남아 있으며 100여명은 전날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도=오영탁·이보람·정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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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부모님이 찾아주시길 바란걸까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