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국민일보 경기침체 여파 등에 따른 민간인들의 잇단 자살기도로 엉뚱하게 군 헌병대에 비상이 걸렸다. 불순분자의 침입에 대비하거나 군기 위반자를 색출해야 할 헌병들이 때 아니게 자살 기도자 색출(?)에 나선 것이다.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대는 12일 “7일부터 11일까지 5일 동안 생활고 등 처지를 비관해 자살을 기도하거나 실신한 김모씨(45) 등 민간인 4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행주대교에서부터 가양대교까지 19개 한강다리 검문소에서 경계근무를 서는 헌병들은 “자살자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다리 위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상황까지 모두 챙겨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라”는 승장래 수방사 헌병단장(대령·육사 37기)의 지시에 따라 초긴장 상태에서 근무하고 있다. 수방사에 따르면 김씨는 7일 택시회사에서 실직한 후 생활고와 가정불화 등으로 처지를 비관해 한강대교 다리 난간에 몸을 걸친 채 담배를 피우며 투신기회를 엿보다 긴급출동한 도모 상병(22)에 의해 저지됐다. 8일과 11일에도 생활고를 비관해 투신하려던 오모씨(20)등 2명이 현병들의 제지로 목숨을 건졌다. 헌병대 관계자는 “서울시민들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숭고한 수도방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