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만 봐도, 마음이 무거워 일상이 더딘 분이 많다는 걸 실감합니다.
저 또한 그렇습니다. 뉴스와 오유 등을 쳐다보며 멍하게 있기 일쑤라 일효율이 낮아지고 약속도 꽤 취소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도 있지만요)
국민 대부분은 일종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죠. 자괴감과 무력감이 날로 늘어납니다.
특히 예민해진 저는 요즘 사람과 대화만 하면 싸우게 됩니다.
나쁜 소리를 한 게 아닌데도 되려 화를 내게 되니 차라리 안 만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아버지는 몇 년 전, 45인승 버스를 운전하셨습니다.
대형버스 전세는 한철 장사라 4,5월 유치원을 시작으로 소풍이나 수련회가 중요했지요.
지금은 사고로 누워계시는데, 병원에 갔다가 '수학여행 폐지'로 대형버스 운전 기사들 밥줄이 끊겼을 거라 얘기하셨습니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 고요.
주변에 공연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많지 않은 돈이지만
공연수익금만이 수입의 전부인 사람들이 상황을 판단하여 자체적으로 공연을 취소하고 있습니다. 취소 통보를 받은 사람도 많고요.
이 사람들은 수입이 없는 겁니다.
방송국에서는 방송이 나가야 출연료를 지급합니다. 마찬가지로 스태프로 회당 페이를 지급 받습니다.
일을 하고도 방송이 나가지 않으면 페이를 받지 못합니다.
공중파 대부분 채널이 뉴스특보를 이유로, 국민 정서를 생각하여 예능 프로그램을 결방하고 있습니다.
당장 페이가 나오진 않아도 두 달 후에는 수입이 없겠지요. (대개 방영된 다음달 말일에 나온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많겠지요. 수학여행 취소로 전국 관광지의 숙박업소나 교통은 개점휴업 상태일 것이고요.
하지만 입밖으로 꺼내기가 너무나 어려울 겁니다. 그 아픔을 정확히는 아니어도 짐작할 수 있으니까요.
이런 글을 쓰는 지금도, 이걸 써도 되나 고민이 많습니다.
당장 뭘 해결해야한다면 세월호과 관련된 것이어야 하겠지요.
그게 해결되어야 조금씩이라도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을 테니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나몰라라 하는 정부의 행태에 분노가 더합니다.
이제는 단순히 실종자와 실종자 가족이 아니라 건너건너 전국민과 이 사건에 관심을 사진 나라밖에 사람에게까지 고통을 전가하는 것만 같습니다.
나쁜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