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만한 글이라 펌해옵니다.
최순실, 정유라 관련 건을 2년 전에 제일 먼저 제기한 게 더민주 안민석 의원입니다.
그 때 누가 받아줬나요?
언론이 제대로 받아줬나요, 수사기관이 나섰나요, 국민들이 귀기울였나요.
안민석은 문제제기 했다가 상대로부터 집단린치나 당했는데, 우리는 뭐 했습니까.
최근 다시 이 문제를 꺼내 든 게 국감 때의 야당입니다.
우병우, 차은택 국감증인 채택 여부로 그렇게 싸웠는데 당시 대다수 언론 보도의 논조와 여당과 청와대의 반응을 비롯, 그 내용을 접하는 많은 국민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민생이 문젠데 쟤들 또 누굴 국감증인 채택하니 마니, 특검을 한다느니 만다느니 정쟁이나 한다고 안그랬나요? 이 문제제기를 덮기 위해 "문재인 종북빨갱이"가 메인페이지에 같이 등장하던 때입니다. 이게 불과 2~3주 전입니다.
그러다 jtbc가 그간의 더민주 의원이나 몇몇 탐사보도 기자들이 조심스레 제기하던 문제들의 실질적 증거를
발견(!)하면서 여론이 확 쏠린 거죠.
jtbc와 손석희 사장에 대한 칭찬은 당연하지만, 그러면서 jtbc와 손석희는 저렇게 대단한데, 이 지경이 되도록 야당은 뭐했나 이런 반응에는 헛웃음이 납니다. 야당이 그렇게 문제제기를 할 때 당신들은 귀 닫고 입 닫고 있지 않았냐고 묻고 싶습니다.
야당 국회의원이 수사권이 있나요, 기소권이 있나요, 재판권이 있나요, 방송국이 있나요. 문제제기를 해도 언론이 제대로 안받아주고, 국민이 외면하고, 검찰이 수사 안하고, 기소도 안하고, 법원이 제대로 판단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일은 정치적 투쟁 뿐입니다. 그러면 그걸 또 수권 정당이 되기 위해선 민생을 챙기는, 능력있는 모습을 보여야지 정쟁이나 벌인다고 언론에서 까고 그걸 본 국민들은 이놈이나 저놈이나 하면서 욕이나 할 줄 알죠.
어떤 정치적 사안과 그 불의를 보며 분노할 줄 아는 것은 대단히 가치 있는 일이지만,
그 분노를 양비론에 기반한 정치혐오의 정서로 손 쉽게 치환하는 것은 대단히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건만 있으면 야당 니들도...! 하며 스스로를 정치적, 도덕적 우위에 놓는 행태는,
자신이 단지 국민이라는 이름을 가졌기에 너무나 당연스레 부여받은 호통의 권한인 건가요?
그걸 앞뒤 살피지 않고 분노와 짜증의 명목으로 이놈에게나 저놈에게나 휘두르는 게
과연 정의롭고 합리적인 걸까요? 참 편하고도 수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