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법고로

이 용광로는 하루하루 똥 만드는 용광로일 뿐이지......

그 유명한 참새퇴치운동을 능가하는 마오쩌둥 주연의 병신짓. 대약진 운동의 일환으로 전개되었다. 

사실 대약진 운동 때 중국인 수천만 명을 굶어죽게 만든 원인을 제공한 것은 참새퇴치운동보다는 이쪽의 악영향이 컸다. 

토법고로란 전통적인 기술(토법)로 만든 작은 용광로(고로)에서 농민들이 강철을 생산하자는 운동이다. 

이는 현대적인 기술로 거대한 용광로를 만들어서 대량으로 철강을 생산하기에는 기술력도, 자본도 모자르니 인해전술로 따라잡자는 것. 

이에 따라 9천만 명의 농민들이 동원되었다. 

문제는 농민들이 강철이란 걸 생산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즉, 강철을 만드는 데 필요한 철광석이나 석탄 같은 걸 어디서 구하는지조차 모른다는 것. 

애초에 그게 가능했다면 대장장이들이 전문가로 대접받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높은 곳에서 명령이 내려왔으니 무조건 일을 해야 하는 입장. 

결국 농민들은 고철들을 주워다 용광로에 집어 넣었다. 

나중에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각종 농기구와 트랙터 같은 농기계들도 용광로행. 

여기에 인민공사가 설립되자 개인들이 식사를 준비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집에서 쓰던 식기구들도 용광로에 집어 넣었다. 

그래도 모자라면 양철지붕까지 뜯어냈다. 

한마디로 말해서 억지로 고철을 만드는 것도 모자라 금속 조각이면 되는대로 용광로에 처넣은 것이다.

♣ 후폭풍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강철이 '가축의 똥덩어리'라 불릴 만큼 쓸모없는 고철이라는 점이다. 

그나마 가축의 분뇨는 비료라도 만들 수 있지, 이런 똥철은 그 자체로는 전혀 사용할 용도를 찾을 수 없는 쓰레기 그 자체였다. 

게다가 똥철의 비중도 압도적이라서 만들어진 강철이라고 부르는 산물 중 99%가 똥철이고, 

1%가 그나마 쓸 수 있는 강철이라 나머지는 다시 재처리해야 했다. 

게다가 재처리하려면 제대로 된 거대한 용광로에서 비싼 연료를 사용해서 녹인 다음에 불순물을 제거해야 하는데 엄청난 비용도 들 뿐더러, 워낙 불순물의 종류가 많고 양도 엄청나서 재처리한 강철도 일반적으로 만들어지는 강철보다 모든 면에서 뒤떨어지는 저급 강철이었다. 

한마디로 말해서 철광석을 돈들여서 쓰레기로 바꾸는 데 가장 특화된 방법이었다. 

그리고 애당초 강철을 생산하려는 이유가 생산된 강철로 농기구 등을 만들기 위함이었는데 

현실에서는 농기구 등을 녹여 강철을 만들고 있었다. 

중화인민공화국에서는 농기구로 강철을 만듭니다! 이 문장은 알맞게 도치되었습니다!!

이 정신나간 순환에 더하여, 용광로의 불을 피우기 위해 인근 산천의 나무란 나무들을 모두 벌목해 땔감으로 썼으며, 

그래도 모자라자 과수원의 과수들까지 싸그리 벌목해 땔감으로 썼다. 

때문에 이렇게 생겨난 민둥산들은 비가 오면 토사가 씻겨나가 산사태를 일으켰다. 

설상가상으로 토법고로는 마오쩌뚱이 생각하는 것처럼 100% 완벽하게 돌아가더라도 

크기가 작고 사방에 흩어진 관계로 효율성이 꽝이었다. 

당장 연료만 생각하더라도 큰 용광로 1기를 가열할 연료로는 토법고로를 몇 기 돌리지도 못할 뿐더러, 

토법고로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쉽게 열을 대기등에 빼앗기므로 온도 유지를 위해 큰 용광로보다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하다. 

그래서 산림파괴가 더욱 가속화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문제는 9천만 명에 달하는 농민들이 농사를 포기하고 고철을 찾아 돌아다녔다는 점이다. 

때문에 가을이 되어 추수를 해야하는 데도 하라는 추수는 안 하고 모두 고철 찾아 돌아다니느라 논밭의 작물들을 그냥 썩혀버렸다. 

이러한 병신짓들의 향연과 적절한 자연재해로 대약진 운동 기간 굶어죽은 사람들은 3천만~5천만으로 추정된다. 

결국 마오쩌둥도 GG를 쳐야 했다. 하지만 너무 늦어서 문제지. 망했어요. 

그나마 중국의 인구가 워낙 많고, 그 당시 출생률이 높아서 이런 엄청난 인구손실을 감당했지, 

타국 같았으면 인구의 급감으로 인해 나라가 결딴날 수 있었을 정도의 대위기를 초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