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야 주윗사람 누군가가 하도 그렇게 얘기해 대니 그렇게 알게된 거 겠으니...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어린 나이의 애를 굳이 너를 나무랄 생각은 없다
근데 얘 아버지는 어떨까?
난 얘가 살고 있는 집이 지어지는 시점에 얘 아버지가 큰 인물은 못된다는 것 알았다
얘가 살고 있는 집은 본디 구기동 현대 빌라자리에 지어 지려 했다
그 때 설계를 그룹 계열사에 근무하던 내가 맡았다.
그러나 황감한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건 절대 아니었다
로열패밀리의 일이란 잘해야 본전이고 조금만 잘못하면 헬 인지라 부담감에 귀찮아서라도 가급적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설계직전 애 어머님으로부터 들은 요구조건은 대단하긴 했다
얼마나 집에 대한 열망이 컸던지 주방에 대해 스크랩하고 메모한 것만 조그만 수첩 하나더라
뭐 단독주택이라는 게 100평이하에서는 모든 요소를 다 충족시키지 못하고 버릴 건 버려야 했지만...
하여튼 왕회장님 취향도 고려해서 좀 보수적으로 설계 해서 올렸다, 그리고 보고하는 자리였는데...
설계의도에 대해 주욱 설명하긴 했지만 호화주택이라는 소리 듣기 싫어해서 100평이하에서 요구하는 모든 공간을
해결하려다 보니 어떤 경우는 사실 좀 부족한 공간으로 되었다.
이 때 애 아바지가 현관을 지적하고 나섰다. 현관은 그냥 거쳐가는 공간인데 왜 바닥면적에 들어 가느냐고..
나는 당연히 건축법 내용을 들어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그게 왜 연면적에 들어 가느냐고 말하는 거였다
혹시 이해 못한 건가? 싶어 다시 설면하려는 순간 불편한 심기를 간파한 비서가 밀어 내 쫒기다 시피 나왔다
그 후 설계비 얘기가 나왔다. 허가를 받으려면 어차피 설계비가 지불되어야 한다고 햬더니 그렇다면..하고
다른 설계 사무소에 맡겨졌고 부지는 평창동으로 옮겨졌다
주택이라는 큰 틀을 보지 못하고 현관이라는 작은 공간에 연연하는 모습....
난 그가 큰 인물은 못 된다는 것을 그 때 알았다.
그 후 설계가 다 되었다 해서 도면을 보았는데...
가상이라는 게 있다....공간들이 너무 왜소하게 중첩되어 있어서
여기선 큰 인물은 못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딱 주인 성격대로 집이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 대선 후보로 나온 얘 아버지...역시 협량한 인상 그대로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