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돌아가신 친할머니에게 조금은 미스터리한 이야기가 생각나서
미게에 올립니다.
일단 저희 할머니가 이 이야기를 해주신건
제가 초등학교 꼬꼬마 시절입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숨'이라는 것이 있어.
그런데 이 숨은 말이야, 지금 빙글빙글 돌고 있는데
나이에 따라서 숨의 위치가 바뀐단다.
막 태어난 갓난 아기들은 숨이 발바닥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어.
소용돌이 알지? 그렇게 빙글빙글 돌고 있어.
그러다가 애가 걸을 때가 되면 발등으로 옮겨가고,
점차 나이가 들면서 발목, 무릎, 허벅지까지 숨이 빙글거리며 올라가지.
지금 우리 아가(할머니는 저를 이렇게 불렀습니다)는 숨이 여기 무릎에 빙글빙글 돌고 있어.
그러다가 어른이 되면 숨이 배꼽 아래까지 올라가는데
이 숨이 배꼽 아래서 빙빙 돌고 있으면 아기를 가질 수 있어.
그리고 아기를 가지고 조금씩 늙기 시작하면 이 숨도 오르고 올라가
배 위에서 빙글거리다가
명치 부근에서 빙글거리다가
목 언저리에서 빙글거리다가
목 뒷덜미까지 빙글거리다가
사람이 늙어 죽을 때가 되면 정수리 부근에서 빙빙빙 맴돌고 있어.
그러다가 이게 똑 끊기면 그대로 늙어 죽는거야.
그런데 이 숨이라는게, 나이가 어릴 때는 신나게 빙빙 거리며 돌아가는데
나이가 들면 조금씩 느려지지.
지금 할머니는 숨이 목덜미에서 빙글거리고 있는데
나이가 들면 이 숨이 조금씩 조금씩 올라가는게 느껴진단다."
개인적으로 재밌었던 이야기라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요,
이 이야기를 주위 사람들에게 설명해줘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ㅎㅎ
그래서 혹시 오유 분들은 아실까 싶어 미게에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