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우린 꽤나 자주
그렇지 않길 바라고 또 바랬는데
결국 그렇게 되었을 때
'역시나..' 라고 내뱉곤 한다.
단순히 마땅히 그렇게 될 줄 알았음이 아니고
그렇지 않길 바라고 또 바랬으면서도
어쩌면 꽤나 노력했음에도
역시나
[1]의 의미
하나 는 어쩌면
원래부터 하나인줄만 알았기에
또 하나밖에 모르기에
자신이 외로운줄도 몰랐을 것이다.
또 다른 1이 다가와
우리가 어쩌면 또 다른 모양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고
그렇게 알려주고 희망만 주고
떠나기 전까진.
아마 몰랐을 것이다.
차라리, 그리고 역시나
봄이 온다는 것을 잊어버린 겨울.
봄은 결국엔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여기
그 봄이 온다는 것을 잊어버린 겨울이 있다.
자신이 마지막 계절일 것이라며
찬 바람에 떨고있단 그 마음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그 사람으로 인해
굳이 봄이 오지 않더라도 상관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렇게 봄은 아무도 모르게
또 다시 찾아올 것이다.
어떤 변명.
어떤 변명은 너무나 쉽게 간파를 할 수 있어서
코웃음이 나올 때가 있다.
하지만 결국엔 아무런 힘 없이
그랬구나 하며 넘어가는 순간들도 있다.
그리고 그 순간들이 합쳐져
끝이라는 매듭을 만든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
끝이라는건 언제나 슬프다.
하지만 책의 결말을 알고 싶다면
지금까지의 노력을 매듭짓고 싶다면
더 성장하기 위해서라면
결국엔 끝이 필요하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아무리 천천히 넘기고
그 사이에 종이를 끼워 넣어 봐도
책의 마지막 페이지는 언젠간 다가온다.
그리고 우린 잘 알고 있잖아.
그 끝 페이지를 찢어버릴 만큼
우린 강하지 않단 사실을
바쁘다.
몰랐다.
등등의 말들로
많은 사람들은 지금까지
나의 그를 위한 기다림을
먼지 털어내듯 훌훌
날려버리곤 했다.
차라리
원래의 내가 그랬듯이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
차라리 기뻣을까
어렵단
지쳤단
그 뻔한 변명이라면
나는 과연 쉬웠을까
안녕.
나의 인사로는
너의 그 '바쁘다'에
섞일 수 없었는지
나는 과연
내 마음은 과연
여유롭기만 했을까
침묵.
분명 가끔은
이런 저런 수 많은 단어들을 나열하는 것 보단
아무 말 없이 침묵을 지키는게
나은 순간들이 있다.
어쩌면 '한 단어'로 모든것을 표현하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이
침묵이 아닐까 싶다.
물론 누군가는 그 핑계로 '침묵'을 선택하곤 한다.
하지만 그건 절대 침묵이 아니다.
누군가는 일부러 침묵을 지킨다.
그 한 단어를 '침묵'으로 정한것이다.
너는 입으로 '침묵'이라 말 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행복할 땐
주변에 사람들이 참 많은 줄 알았다.
날 응원해주고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많은 줄 알았다.
하지만 이런 날엔 정말 약속이나 한 듯
미리 짜기라도 한 듯
이런 날엔 마치
내 곁에서 함께하는 척 했던 사람들처럼
그 누구도 내 곁에 있지 않다.
평소보다 더 노력해도
서운할 게 아니란걸 알면서도
모두에게 실망스러운 날
불안의 홍수
내가 걱정한다고
전혀 달라질 일 없는 일에
계속 고민하고 스스로 힘들어하는
불안의 홍수에 빠질 때가 있다.
그 때 누군가 날 건져준다면
꽤 나쁘지 않았을텐데
저 멀리 폭포까지 떠밀려가
너덜너덜해 진 마음에
혼자 회복해야 될 때가 오면
그 날이 바로
'내가 행복할 땐'
아무도 없다.
역시나 아무도 없다.
그렇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