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모 인터넷 매체 기자질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본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기레기 명단 아무 소용 없습니다.
첫번째로, 대부분의 쓰레기 기사는 '기자'가 작성하지 않습니다.
각 언론사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이용해 조회수를 늘리는 기사를 작성합니다.
이걸 '어뷰징'이라 부르죠. 대부분 언론사들은 기자가 아닌 일반 직원을 채용해 검색어 관련 기사를 처리시킵니다.
기사를 잘 보시면 '온라인 뉴스팀', '인터넷팀' 등 기자 실명이 아닌 팀 이름으로 분류된 기사가 있을 겁니다.
100% 언론사 사무실에 상주하는 '직원'이 똑같은 검색어에 제목과 내용 살짝씩만 바꿔가며 기사를 쓰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XXX기자라고 실명이 거론된 기사도 있지 않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 검색어 기사에 동원되는 실명기자 이름은 '유령 기자'일 확률이 높습니다.
아예 있지도 않는 가상의 아이디를 통해 기사를 쓰는 것이죠. 마치 네티즌들이 닉네임을 쓰듯 기자 이름을 닉넴처럼 쓰는 것이죠.
실제 취재기자들은 검색어 기사 쓰는 것 자체를 꺼려하고, 심지어 수치스럽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두번째로, 기사의 제목과 출고는 편집부 권한입니다.
특히 편집부는 온갖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제목을 골라 다는데 귀재들이죠.
예를들어 제가 "삼성 이건희 회장, 살이 10kg 쪘다" 는 제목을 붙였다 해도
기사가 막상 출고될 때는 "삼성 이건희 10kg 무게 증가 돼지에 가까운 몸매...충격" 뭐 이런 식으로 바뀌어 출고되죠.
실제로 이번에 화제가 되고 있는 잘생겼다~ 제목이 달린 이XX리의 모 기사는 기자 자신이 작성하지도 않은 기사입니다.
편집국장이 제목을 지맘대로 바꿔 버렸죠. 그 기자는 신상 다털리고 온갖 욕설이 담긴 메일을 받았다고 하네요.
물론 언론사가 잘하고 있단게 아닙니다. 분명 쓰레기 기사도 많고 정말 조회수 증가에만 혈안이 돼 있는 기자도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는 한, 대부분의 기자란 직업에 사명감을 가지고 일합니다.
제 선배기자는 이번 침몰 관련 기사 처리하면서 하루종일 울면서 일했습니다. (저는 오징남 오유인이라 쎈척하곤 집에가서 울었습니다)
모든 기자가 다 그렇단 게 아니란 걸 꼭 말하고 싶었습니다.
암튼,
3줄요약.
1. 기레기 명단 정말 안타깝지만 ㅠㅠㅠㅠ 별 소용 없습니다...
2. 쓰레기 기사 양산되는 것은 기자가 아닌 언론사 직원이 상주하며 조회수 올리기 전용 기사를 쓰기 때문이다.
3. 기자 실명이 거론됐다고 해도 '유령 아이디'일 확률이 높은데다 진짜 기자가 썼다 해도 편집부의 장난일 개연성이 크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