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사고 뉴스를 보는 방법>
뉴스를 안보면 됩니다.
부디 희생자나 다치는 친구들이 없기를 기도한 뒤, TV를 끄고, 포털 뉴스를 가지 않으면 됩니다.
사고 수습은 해경과 구조대, 그리고 관계된 분들이 나서서 할 것입니다.
종편이고 뉴스채널이고 지상파고 전통매체들이고 간에 시청률 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하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터지면 속보체제를 가동하고 종전 편성을 다 빼고, 온종일 생방송으로 현장중계를 틀어댑니다.
통신사에서든 기자를 통해서든 소식이 들어오면 칼같이 보도하고, 혹여나 오보가 날 경우 '아 죄송합니다 잘못 파악했습니다' 한마디 하고 끝나죠.
심장을 들었다놨다 하는 그 모든 소식들이 사실은 확인없이 쏟아지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기자들도 괜히 지역 해경이나 구조대, 학교로 전화를 걸어대기보다 정부에서 만들어놓은 중앙대책본부 같은데의 브리핑을 얌전히 기다리는게 도리입니다...만, 절대 그렇게 안합니다. 물론 중앙대책본부라고 진실을 체계적으로 파악할리 만무합니다. 말레이시아항공때의 말레이정부가 뭔짓을 했는지 다 보셨잖습니까. 선거를 앞두고 총리가 직접 나와 야당의 테러라는둥 같은 이야기를 전세계 미디어들에게 호소해댔죠. 어느 누구도 자신의 말에 대해 더더욱 책임을 지지 않을 때가, 바로 큰 사고가 터졌을때입니다. '경황이 없었다'고 둘러대면 그만이니까요.
속보라는것, 중요하죠. 관심도 클 수 밖에 없고요. 하지만 그 속보라는 것이 진작에 '빠른 소식을 전하는 사명'이 아닌, '호객수단' 이 된지 이미 오래가 되었습니다.
이 시각 이후로도 온갖 매체들이 시청자들 독자들 네티즌들의 심장을 들었다 놨다 할것입니다.
몰라서 그러는게 아니라, 다들 관심을 가지니까 그러는게 아니라,
그렇게 해야 시청률이 올라가고 트래픽이 올라간다는걸 잘 알고서, 알고하는 짓거리들입니다.
데스크는, 보도국장은, 편성국장은 이 점을 아주 잘 알고 있어요.
지켜보는 사람들이 놀아날 필요 없습니다.
그러니, 어짜피 사고자리 근처를 맴돌며 뭐라도 하나 더 해먹으려는, 파리들이 쏟아내는 이야기, 차라리 안보는 것이 좋습니다.
큰 사고는, 함께 '즐기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이럴 때일수록 TV를 끄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사귀환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