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결혼기념일이고 남편은 회식이 있고 오후에 어린이집에서 갑자기 아기가 열이 높다고 연락이 왔고 회사 조퇴내고 병원에 다녀오니 달고 살던 감기에 편도선염이 추가 39.8도의 아가를 안아 달래서 겨우 재우고 9시가 넘어 라면 하나 먹고 빨래널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식탁에 털썩 앉으니 아참 나 임신중이지 괜시리 눈물이 핑 도네요.
원래 기념일같은거 잘 안챙기긴 하는데 나도 아침에 친정엄마가 결혼기념일 축하한다고 안했으면 깜빡 잊었을 날이긴 한데 하루종일 별 생각 없었는데 아기가 다행히 잘 자고 있고 열도 38도대로 떨어져서 한시름 놓고 덩그러니 내 눈 앞에 빈 라면냄비 하나 놓여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