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그저 당신의 어린 자식과 같은 제자들과 살아남아서,
모두를 덮쳐 먹어버릴 듯 위협스러운 바다를 망망히 바라보고 살았구나 하고 어린 아이들 안아주셔야죠.
당신이 가실 길이 아닌데 어찌 그 길을 택하셨어요.
당신의 몫이 아닌 짐을 전부 짊어지고 가는 그 길이, 넘어야 하는 그 언덕에서 얼마나 무겁고 힘이 드세요.
천근만근의 억겁같은 짐은 당신이 아니라 여기 버젓이 살아 당신의 어린 자식들을 바다에 잡아먹히게 내버려둔 저 사람의 몫인데, 어째서요.
교감선생님. 제발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당신의 어린 자식들을 지켜주세요.
남은 아이들을, 아직 발목을 붙잡고 있는 바다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주세요.
당신과 같은 스승이 있었음을 이 많고 많은 사람들이 모두 가슴 깊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몫이 아닌 짐은 이 곳에 놔두시고 당신은 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당신보다 먼저 그 곳에서, 추위에 떨고있떤 아이들을 안아주시고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컴컴한 바다에 남아있는 아이들을 안아주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