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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훼리호 사건이 생각 나네요.
게시물ID : sisa_5007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린012
추천 : 0
조회수 : 49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4/17 16:30:59
 어제 급작스런 사고소식을 듣고 지금껏 잊고 있었던 일이 생각 나네요.
서해훼리호 침몰 사건. 아마 30대 이상인 분들은 기억하고 있을법한 끔찍한 사고였죠.
1993년 10월 10일 전북 부안군 위도 앞바다에서 배가 침몰해 292명이 사망했습니다.
정원이 221명에 불과한 배에 141명을 더 태우고 배 앞쪽에는 화물들을 가득 실었습니다.
거기에 당일 파고도 높고 바람도 강하게 불 정도로 기상상황도 좋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 배가 출항했다면 이것은 천재일까요? 인재일까요..?  전 인재라고 봅니다.
당시 사고를 두고 언론은 '일어나선 안될 후진국형 인재' 라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 당시에도 이번 진도 여객선 침몰때와 같이 언론에서 엄청 떠들어댔습니다. 
정부에선 다시는 이런 슬픈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처럼 언플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21년후 그와 유사한 사건이 또 벌어지고야 말았습니다.  

그때 제 나이가 10살에 불과했음에도 이 사건을 기억하는 것은 당시 친한 친구의 부모님이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바다낚시를 하러 부부동반으로 놀러가셨다가 그만 일을 당한거지요.
제 친구네 집은 부자였습니다. 정원이 딸린 이층양옥집에 살았었고, 아버지께서 벽돌공장을 
운영하던 지역유지셨던걸로 기억합니다. 풍족한 환경에 조금 부러운 마음도 있었지만 
친구녀석이 성격이 좋아 정말 잘 지냈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선 부러움의 대상이였던 
친구가 갑자기 고아가 된것이죠. 장난기 많고 쾌활했던 친구녀석은 그 이후로 웃음을 잃었습니다.
들리는 말로는 유산문제로 집안이 시끌시끌했다고 하고 양육은 할머니가 맡아서 키우게되었다고..
그 다음해에 저도 다른 곳으로 전학을 가 이후 소식은 잘 알지 못하지만 공장은 다른 곳으로 
넘어가고 가세는 기울었다고 합니다. 어린 눈에 참 보기 좋고 부러웠던 집안이 무너지는 것도
한순간이더군요. 누가 그 친구의 인생을 보상해 주겠습니까..? 그 외에도300명에 달하는 
사망자의 유족들의 상처를 누가 달래 줄수 있을까요?

 이번 사고로 많은 가족들이 오랜 기간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그 피해 대상자 대부분이 꽃을 피워보지도 못한 어린 학생들이라는 것이 너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번 사고로 화가 나는 점은 사고 직후, 원칙대로만 잘 대응했다면 물적 손실은 있었을망정
사람은 대부분 살릴수 있었을 거라는 것입니다. 승무원들의 유도로 구명조끼와 구명정에 올랐다면
대부분 살수 있었습니다.  자격없는 선장과 승무원들로 인해 객실에 갇혀 탈출하지 못했기에 
사고가 더 커진것이죠.

요즘 시대에 학생들 보고 버릇이 없다 망조다 이러지만 역설적으로 참어른은 더 없는 현실입니다.
자기 목숨만 귀하다여기고 배를 버린 선장과 승무원들, 사고에 제대로 대응못하고 우왕자왕하는 공무원들,
뭐 줏어먹을게 있다고 달려드는 정치인들, 자극적인 기사만 뽑아내는 기레기들..
서해 훼리호 사건이 일어난지 20년이 지났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후진국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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