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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게시물ID : lovestory_782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천재영
추천 : 4
조회수 : 43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4/07 12:28:45
자화상
 

평소의 여느 날처럼 자리에서 일어나서 세수를 하려고
화장실에 왔고 여느 날처럼 무심코 거울 보았습니다.
 

거울 속에는 그다지 낯익지 않은 낯선 사람 하나가
다 풀어진 눈꺼풀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머리에 흰 서리를 이고 눈꺼풀이 조금은 처진
누가 보아도 나이가 든 눈에 익숙지 않은 얼굴이
거울 앞에 서서 의미 없는 듯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십대도 되기 전에는 뜻하지 않게 전쟁고아라는 이름으로
이십대에는 최전방 포병 부대의 꾀나 몸동작이 빠른 병사로
삼십대가 되면서 직장도 가정도 모두 갖춘 가장으로 살았습니다.
 

말단이기는 해도 바쁜 생활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살아오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 한참 즐거웠던 세월 속에서 남들이 말하는
공직의 정년이 되었고 직에서 물러난 남자가 되었습니다.
 

남들은 하기 좋은 말로 지공도사 아무리 공짜 지하철이지만
어딘지 모르는 곳을 날마다 돌아다닐 수도 없고 집에만 있으려니
집사람 눈치만 보이고 어느 사이 여기까지 왔나 생각이 참 많습니다.
 

남들은 말하기를 정년만 하면 가보지 않은 것을 얼마든지
돌아다니면서 놀 수 있을 것 이라고 하지만 그 것도
말과는 달리 실제는 간단하지 않은 일입니다.
 

간혹 복잡한 지하철을 타면 일하느라 지치고 힘든
젊은이들의 눈치는 살피면서 행여나 앉을 자리 있나
여기저기 찾아서 젊은이를 피해 주어야 하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허락 없이 농촌으로 내려가서 스스로의 생각에는
조그마한 땅에 심심풀이로 한가하게 채소나 가꾸었으면 하지만
그러한 여유로운 형편도 되지 못해서 하늘만 바라보며 한숨 입니다.
 

경제적 여유가 없으니 아주 작은 돈이나마 돈이 든다면
특별한 취미를 쉽게 만들 수 없어 고민 하다가 날마다
방 한 칸을 차지하고는 글이나 쓴다며 앉아있습니다.
 

남들이 읽어주면 반갑고 그렇지 않아도
크게 섭섭할 것 없는 지나온 날들의 기억들을
하나 둘 주워서 글로 남기면 어떨까 해서 입니다.
 

나 혼자 생각이지만 어느 날은 술술 잘 풀리고
어느 날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아서
아무도 알아 줄 필요도 없는 고민을 합니다.
남들이 말하는 팔팔하던 시절에는 모르고 지나쳤던 일들이
요즈음은 날마다 참으로 아까운 세월이었다는 생각을 하고
만약에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빛나는 세상에서 화려하게 살아가는 오늘의 젊은이들도
이제 곧 찾아올 그들의 미래인 내일이 어떨까 짐작이나
오늘 별 뜻 없이 지난다면 더욱 아쉽다고 할 것입니다.
 

누구나 매일 거울을 바라보면서도 거울에 비친 모습을
대수롭지 않게 지나친다면 아마도 오늘의 이시간이
얼마나 자신에게 귀한 시간인지 모를 것입니다.
 

예전 생각엔 왼손으로 오른손 팔목을 잡을 수 없어서
내 손가락이 참 짧다 생각했지만 요즈음은 손가락이
남는다고 손가락이 길어졌다고 말 할 수는 없지요.
 

오동통하던 손의 살이 어딘가로 사라지고 주름만
남아서 스스로 들여다봐도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젊음이라는 귀하고도 귀한 시간이 지나가고 나면
찾아오는 것은 주름만 남은 피부와 가늘어진 다리
삐걱거리는 허리 먼 길 걷는 것 무리라고 말합니다.
 

단단하거나 질긴 것 무거운 것이 반갑지 않고 어디든지
먼 길을 간다면 반갑지 않다는 생각마저 들기도 합니다.
 

어느 어른은 늙어지면 못 노 나니 젊어서 놀아 라고 한 말
늙어서 편하게 살려면 조금이라도 젊어서 일하라는 어른의 말
둘 다 맞는 말이니 무엇을 선택하는 가는 스스로 해야 합니다.
 

세상을 내가 선택해서 온 것은 아니지만
살아가는 방법은 내가 선택 할 수 있다는 것은
세상을 살아보니 그것은 다행이구나 생각을 합니다.
 

오늘 아침 거울 앞에서 만난 그 사람이 누구인지
일부러 꼭 알 필요는 없고 남은 삶을 열심히 스스로
보람을 찾아서 살아가야 하겠다는 다짐은 스스로 합니다.
 

평범하게 남들과 어울려 즐길 수 있는 취미도 없고
그렇다고 특별한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이나 체력도 부족하고
또 그렇다고 정신마저 나약하게 놓을 수 없으니 그 옛날 번득이던 정신
그 것 하나라도 꼭 잡고 나름 즐거움 찾아 밝은 마음으로 살아야 하겠습니다.
 

세상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돕는다고 어느 철학자가 말했듯이
자신이 나를 위해 무언가 열심히 생각하고 돕기를 하렵니다.
 

오늘 아침 스스로의 자화상을 그려보면서 오늘의 일기 이야기를 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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