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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한 사진 한 장 003 “가을 코스모스의 기다림”
게시물ID : deca_288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태바리
추천 : 6
조회수 : 58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15 18: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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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SG100207.jpg
 
 
해마다 봄이 되면 꽃이 지천에 가득합니다.
개나리로 시작한 꽃은 벚꽃과 철쭉 백일홍을 거쳐 아카시아와 장미로 이어집니다.
꽃을 보며 늘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왜 꽃은 시절을 따라 피는 것일까요?
한 번에 모두 피었다가 씨앗을 내고 지면 안 될까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아마도 벌이나 나비들이 일 년 내도록 살 수 있게
창조주께서 시간을 배려한 것은 아닐까도 싶습니다.
 
하여간 꽃은 피는 시간이 제각각입니다.
하지만 모든 꽃은 무서운 시련의 시간을 지나야 피어납니다.
 
겨울에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든다고 꼬마전구를 벚나무에 칭칭 감아두면
그 다음해에는 벚꽃이 피지 않습니다.
겨울에 나무가 따뜻하면 꽃을 피우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꽃들은 일부러 꽃나무를 냉동실에 넣어 두기도 합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코스모스나 국화는 뜨거운 여름을 지나야 꽃이 핍니다.
 
곡식도 꽃과 매한가지입니다.
보리는 씨앗이 매서운 겨울을 땅 속에서 지난 후에 열매를 맺고,
벼는 뜨거운 삼복더위를 지나며 속이 여물어 갑니다.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아직 꽃도 피지 못했는데 매서운 시련을 겪고 있다고
홀로 버려진 것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열매는커녕 살 희망조차 잃어버린 것 같다고
그것이 절망하거나 포기할 이유는 아닙니다.
 
오히려 예쁜 꽃이 피어나려고
인생의 열매가 여물어 가느라
우리에게 고통이 오는 것인지 모르니까요.
 
그러니 희망이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사실, 사람도 시련을 통해 여물어 갑니다.
 
이 봄에, 남들은 다 피어나는데,
나만 아직 웅크리고 있다고 실망할 일은 아닙니다.
내 인생이 아직 피어나지 못했고, 열매가 열리지 않았다면
아직 나의 때가 오지 않은 까닭입니다.
나는 코스모스이기 때문입니다.
 
코스모스가 벚꽃을 보며 부러워하지 않을 이유는
이제 곧 벚꽃은 자신의 때를 지날 것이고,
이제 곧 뜨거운 여름이 올 것이고,
그리고 이제 곧
코스모스가 피는 드높은 가을이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가을을 기다리고 있는 코스모스 인생들을 응원합니다.
 
 
 

출처 Samsung GX-10, Pentax fa 50mm f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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