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경]평가
그녀가 자신이 지내는 곳으로 돌아가자 그는 어딘가에 연락했다.
[그녀가 돌아간다.]
자신이 해야 할 말만 짧게 마치고 연락을 끊었다. 그리고 어딘가에 다시 연락했다.
[그녀가 성공했습니다. 모든 상황이 정리되면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그는 책상에 앉아서 돌아올 연락을 기다렸다.
경계를 서는 위치가 좀 바뀐 거 같다. 그러거나 말거나. 방으로 돌아가니 잘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았다. 메모는 내일 확인하자.
[현재 있는 곳을 참회관이라고 부른다.]
[참회관에서 매달 평가를 한다. 평가성적이 우수한 자는 교육관으로 간다.]
[교육관에서도 매달 평가를 한다. 평가성적이 우수하면 실습을 나갈 수 있다.]
[교육 성과가 좋은 자는 졸업을 하고 능력에 따라 새로운 곳에 배치 받는다.]
[내가 있는 곳은 주교관이다.]
[졸업 성적이 우수하면 졸업하면 주교관으로 배치 받을 수 있다.]
[주교관에서 하는 일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행정과 현장. 네 능력은 현장에 어울린다.]
정보를 종합해 보면, 참회관에서 벗어나는 시험이 3주 남았다는 점과 교육관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해야 한다는 점. 정도로 볼 수 있겠는데. 참회관에서 평가를 어떤 식으로 보는지 알려준다면 좋았을 텐데. 맨땅에 헤딩하게 생겼네.
일주일이 지났고, 오늘 저녁에 그를 만나러 가서 물어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2주가 되었을 때 중간평가를 본다는 말은 없었는데. 물어볼 필요도 없이 평가방식에 대해 알게 되었다. 중간평가 방식은 참회에 관한 것, 기도문에 관한 것, 그리고 평소에 배운 것들을 실생활에 어떻게 녹여들 수 있을지에 대해 면담형식으로 진행된다. 처음 두 종류는 암기에 관한 것들이어서 평소 관심이 없었던 나는 제대로 이야기할 수 없었다. 중간평가가 최종평가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 한 달을 더 보내는 건 좀……
다시 그를 만나기 위해 준비했다. 그렇게 대단할 것도 없었다. 그들은 나를 잡을 수 없으므로 그저 취침시간이 되기를 기다리면 된다. 경비가 좀 삼엄해진 기분이 들지만 그런 것과 상관없이 순조롭게 그를 만났다.
[그녀의 잠입능력의 한계를 알아내기 위해 계속 테스트 중입니다. 참회관에서 벗어나기 전에 테스트를 완료하도록 하겠습니다.]
중간평가는 최종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나는 아주 순조롭게 교육관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