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게시판같은 곳들을 다니다 보면 흔하게 보는 착각들 중에 하나인데요, 심심해서 글 하나 올려봅니다.
국산차 순정 브레이크 성능을 업글하려고 튜닝들을 하시는데요, 최신 차들은 제가 안몰아봐서 모르겠지만 구형들은 확실히 좀 브레이크 성능이 떨어집니다.
근데 게시판에서 뭐 몇P다 어쩐다 하는건 사실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습니다.
일단 브레이크 구조:
로터가 바퀴랑 같이 돌고 브렉페달을 밟으면 캘리퍼가 돌고있는 로터를 패드로 찝어주면서 마찰력으로 바퀴가 느려지고, 타이어는 지면과 마찰을 일으키면서 차가 섭니다.
(주로 구형 국산차들) 브레이크 성능이 떨어지는건 거의 저 세 가지 스펙이 전부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사실 결론부터 말하면 피스톤 갯수는 상관 없습니다.
- 로터의 크기가 부족해서 지렛대 원리처럼 바퀴를 멈추기가 힘들고(방 문을 닫을때 손잡이쪽 말고 힌지쪽을 민다고 생각하심 됨) 로터가 작으니 쉽게 열이 찹니다.
- 캘리퍼의 피스톤이 충분히 압력을 주지 못함 (피스톤이 하나 뿐이더라도 크면 되는데 작은게 문제)
- 브레이크 패드가 마찰력이 떨어지는 재질 (고마찰력=짧은수명, 저마찰력=긴수명)
그래서 튜닝을 하실때 대부분 저 세가지를 통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래 1p이던 캘리퍼를 2p로 교환하면서 (한때 XG 2p가 유행) 성능이 좋아졌다고 하는데 사실 그것보단 패드 교체가 효과가 크기 때문.
나머지 머 브레이크 오일이라든지 라인(호스) 등은 부수적이므로 논외.
피스톤 갯수가 상관 없다는 제 개인적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골프 7세대 TDI: 캘리퍼가 1피스톤임 근데 용량이 큼. 순정패드가 마찰이 굉장히 쎄서 소모도 빨리되고 검은 분진도 많이 남. 인제서킷 트랙을 타도 3랩정도 타고 1랩 쉬는 형태로 타면 브레이크 과열도 심하지 않고 브레이크 잘 꽂힘. 순정 출력에서 브레이크 각 부품 업글 할 필요가 없음.
패드의 중요성 경험:
아반떼XD: TG그랜져 1P 브레이크로 바꿔져있는데 처음 중고로 샀을때 꼽혀있던 패드는 뮤텍 S TYPE이라고 무지 잘잡히는 패드였음, 하드하게 주행해도 잘 잡아줘서 업그레이드 하고픈 욕망을 못느끼게 함. 근데 그거 마모되고서 요새 많이들 쓰는 사제 패드 하드론으로 교체한 이후로 훨씬 밀림;;;
피스톤 갯수가 많으면 좀 더 고르게 압력을 분포시켜서 잡을 수 있어서 로터의 변형 등을 예방할수 있다고는 함. 고스펙 스포츠카들은 워낙 브레이크 성능과 크기가 커야하기 때문에 여러개의 피스톤을 쓸 필요가 있음. (시속 300키로까지 달릴 수 있는만큼 일반 승용차 대비 3-4배 되는 운동에너지를 분산해야함)
어쨌든 게시판에 보면 "4p로 바꾸세요, 6p 좋아요" 이런 식의 단순 피스톤 갯수만 언급하는 댓글은 전혀 들어줄 가치가 없음. 만도 4p라든가 어디회사 어느 모델이 좋다는 이런 정보가 그나마 영양가가 있음. 옛날에 나온 XG 2P보다 요즘 외제차 1P가 몇 배는 잡아주는 힘이 쎔.
추가로, 브레이크보다도 더 중요한건 타이어. 택시들이 낑구고 댕기는 수명 긴 타이어들은 노면 접지력이 너무 떨어져서 브레이크 성능이 아무리 좋아봐야 차가 미끄러짐.
본인 차가 급제동시 ABS도 안켜지고 타이어 미끄러지는 소리도 안나는데 페달을 푹밟아도 제동이 빠릿하지 못하다면 브레이크 튜닝을 생각해볼 수 있음.
그러나 타이어 미끄러짐이 느껴진다면 브레이크는 놔두고 그냥 타이어를 바꿔야 됨. 국산 중엔 LE SPORT나 V12 EVO2 정도가 재미나게 스포츠 주행 하기에 가성비 좋음.
요약 및 결론:
- 피스톤 수는 상관 없음, 피스톤 용량이 중요함. 근데 사제 튜닝품이 주로 피스톤수를 늘려서 높은 스펙을 과시함. 일반 승용차 튜닝에 피스톤 갯수는 무의미.
- 제동성능 인자 1순위=타이어, 2순위=패드, 3순위=캘리퍼+로터 조합. 서킷 레이싱 안할거고 단지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성을 강화하려면 타이어랑 패드만 갈아도 2배 이상 잘 섬.
- 패드나 타이어나 상식적으로 수명과 성능은 반비례함. 적은 돈으로 오래 타려고 하면 그만큼 안전도에서 희생을 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