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길고 청초한 느낌의 예쁘장한 여자한테 스파링 하면서 일방적으로 쳐맞고 싶다.
사람을 때리기는커녕 자기 손으로 식물 한 줄기 못 꺾고 벌레조차 죽일 수 없을 것 같은, 조용한 생기를 띠는 부드럽고 큰 눈을 가진 연약하고 아리따운 연하의 여성이 - 얼굴, 흉곽, 상복부를 (보기보다 훨씬) 야무지고 앙칼진 주먹으로 차례차례 두드리면서 내 몸의 이곳저곳에 펀치를 꽂아넣다가, 그러다 내 어깨를 거칠게 밀쳐서 넘어뜨린 후 강압적인 몸짓으로 나의 무릎을 꿇리고 - 내가 허리를 높이고 낮게 엎드린 채로 이마를 땅바닥에 괸 채, 마치 터질 것만 같이 허파에서 숨을 몰아쉬면서 눈가와 광대뼈 근처에서 전해지는 아련하고 저릿한 통증을 느끼는 동시에 이미 한참 얻어맞아서 어긋난 턱 관절 때문에 벌어져서 닫히지 않는 입을 멍하니 벌리고 위장에서 역류하여 솟구쳐 나온 분비물을 지면에 흘리면서 헛구역질을 하고 있을 때.
그녀는 한 발로 내 머리를 밟고 올라서서 약하고 보잘것없는 생명체를 경멸하는 듯한 우월감에 찬 시선으로 나를 깔아보면서, 표면의 돌기가 깨끗이 손질된 부드럽고 새빨간 빛의 긴 혀로 느리고 여유있게 입 안을 훑어가며 오늘따라 유난히 걸쭉한 타액을 모은 다음, 형편없이 헝클어진 내 머리카락 사이로 천천히 침을 입술에서 흘려서 떨어뜨려 줬으면 좋겠다.
...전부 농담이고, 컨셉입니다.(뻥)
경찰에 신고하지 마세요 (소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