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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 how do i love thee?
너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어
화분을 심었다
아침마다 바람이 답장을 두고 갔다.
/ 이훤, 편지
당신의 눈빛은
나를 잘 헐게 만든다
아무것에도 익숙해지지 않아야
울지 않을 수 있다
미열을 앓는
당신의 머리맡에는
금방 앉았다 간다 하던 사람이
사나흘씩 머물다 가기도 했다.
/ 박준, 문병
내 사랑은
탄식의 아름다움으로 수놓인
황혼의 나라였지
내 사람은
항상 그대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가도가도 닿을 수 없는 서녘하늘
그곳엔 당신 마음이 있었지
내 영혼의 새를 띄워보내네
당신의 마음
한 자락이라도 물어오라고.
/ 이정하, 황혼의 나라
하고많은 것들 중에 하필 당신을 사랑하였으나 그는 나에게 정차하는 일이 없었다.
나는 그저 수많은 행선지 중 그 어디쯤이었고 이별의 당사자도 없었다.
이렇게도 내 사랑의 매듭은 짧았다.
그저 자정이 다가오는 시간쯤에서 나는 우울을 헤매었고
당신에게 나는 막다른 길이었음에 울곤 했다.
마른 세수 같은 작별이었다.
/ 서덕준, 하고많은 것들 중에 당신을 사랑하였다
나 죽거든
다
가져라
내가 본 하늘과 땅
저 햇살 미풍까지
모두, 너에게 주마
/ 이시명, 귀천 中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 나태주, 내가 너를
네가 원한다면 나는
수천수만의 별들을 짜 맞추어
너만의 궁전을 지어줄 수 있어
나의 핏줄로 악보로 짓고
너를 쏙 빼닮은 꽃을 음표로 삼은
당신만의 웅장한 연주를 기대해도 좋아
말만 해, 이번엔 뭐가 필요해?
내 마음?
아니면 내 목숨?
/ 서덕준, 직녀 교향곡
말이 되지 않는 그리움이 있는 줄 이제 알겠습니다
말로는 나오지 않는 그리움으로
내 가슴은 봄빛처럼 야위어 가고
말을 잃어버린 그리움으로
내 입술은 봄바람처럼 메말라 갑니다
이제 내 피는
그대를 향해
까맣게 다 탔습니다.
/ 김용택, 봄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