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강석근교수 "소설
무영탑 석가탑전설은 허구"
신라 아사녀의 자살로 끝난 슬픈 사랑의 주인공 아사달이 남편이 아니라 남매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동국대 강석근(52ㆍ교양교육원) 교수는 24일 불국사 석가탑을 조성하기 위해 백제에서 건너온 아사달이 아사녀와 남매였다는 주장을 논문을 통해 주장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아사달ㆍ아사녀 설화는 빙허(憑虛) 현진건이 1939년 동아일보에 연재한 역사 소설 '무영탑(無影塔)'에서 석가탑 건립과 관련한 전설을 다룬 '소설적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 도쿄도서관에 보관되고 있는 불국사의 '화엄불국사고금역대 제현 계창기'에는 "석가탑은 무영탑 전설에 대한 가장 구체적인 원형자료이다. 이 기록에 의하면 석공은 이름 없는 당(唐)나라 사람이고, 그를 찾아 온 사람은 누이동생 아사녀(阿斯女)"라고 했다.
강 교수는 일제강점기 때 발간된 오사카 긴타로(大坂金太郞ㆍ1921년)와 오사카 로쿠손(大坂六村ㆍ1927년)의 '경주전설'에 의하면 "아사녀는 누이에서 부인으로 바뀌었고, 탑 그림자가 영지에 계속 비치지 아니하자 아사녀는 투신하고 석공은 부인을 닮은 부처상을 조각하고 투신하는 비극적인 스토리로 정착됐다"며 "석가탑은 무영탑,
다보탑은 유영탑, 못은 영지, 영지 언덕에 있는 절은 영사로 불렸는데 이는 고금창기에 비해 많이 각색되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아사달과 아사녀 설화는 소설 무영탑을 고금창기와 오사카 긴타로, 오사카 로쿠손의 기록을 참조하여 재 정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석근 교수는 "무영탑 소설에서 고금창기에 나오는 아사녀 이름에서 '아사달'이라는 가상인물을 등장시켜 아사녀의 남편으로 만들었다"며 "1960년 혁명시 '아사녀'를 발표한 신동엽 시인이 석공을 아사달로 정착시켰다"고 말했다.
한편 비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영지는 불국사에서 서쪽으로 4㎞ 떨어져 있는 저수지로, 영지 남쪽에는 아사달이 아사녀의 모습을 조각했다는 영지석불좌상(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04호·사진)이 있다.
한국일보 | 입력 2011.03.25 02: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