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의 울음소리
귀신 이야기는 아닙니다.
현재도 진행 중인 이야기입니다.
최근들어 거의 매일 아기 울음 소리와 아이를 달래는 어머니의 상냥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제 집 바로 맞은 편이 작은 공원이라서
아마 근처에 사는 주부가 밤에 우는 아이를 달래려고, 밤바람을 쐬러 나온 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저도 아내가 임신 중이라 짜증이 나긴 커녕 오히려 친밀감을 느꼈습니다.
아내도 곧 엄마가 될 자신의 모습이 겹쳐지는지
"오늘 또 왔다 그치♪"라며 오히려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어제 일입니다.
제가 일을 마치고 돌아왔더니 아내가 울고 있었습니다.
아래는 아내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어제는 아내가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고 10시 정도에 돌아왔더니 공원에 그 모자가 나타났습니다.
포대기로 아이를 싸서, 상냥하게 미소지으며 말을 걸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애정이 듬뿍 넘치는 광경이었다고 합니다.
완전히 팬(?)이 된 아내가 응당 말을 걸었겠지요.
"정말 힘드시죠~"라고 했다던가.
그런데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치 보이지도 않는다는 듯이 무시하며 아이에게만 말을 걸고 있습니다.
아니, 가까이서 보니 얼마나 말랐는지 생기 없는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아내 말을 빌리자면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쯤하고 말지, 우리 아내는 더 들러붙어서
"저도 이제 곧 출산이거든요"
그랬더니 그 여자가 아내 쪽을 보면서 생기 없는 눈으로 째려봤다고 합니다.
한동안 잠자코 째려보더니 이번에는 천천히 포대기를 벗기더니 아이를 아내에게 집어 던졌습니다.
아내는 황급히 아기를 받았습니다.
이상해. 딱딱해.
인형이야. 아이가 아니라 인형이었나 봐.
아내가 놀라서 인형을 떨어뜨렸더니, 이번엔 울음 소리가 들렸습니다.
인형이 우는 게 아니야.
그 여자였습니다. 여자가 아이 울음소리를 흉내내고 있었습니다.
항상 들려오던 그 울음소리였습니다.
이상이 아내가 해준 이야기입니다.
아내는 그 후 바로 집으로 돌아와서 제가 돌아오기 만을 기다렸다는데 바보 아닌지 모르겠네요.
공원 바로 맞은 편이니까 바로 돌아오면 우리 집이 어딘지 들키잖아요.
무서워하는 아내를 보니 저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다가 들어갔습니다.
그냥 괜찮을 거라고 말해주고 있지요.
그런데 제가 집에 돌아올 때 있었거든요. 그 모자가 우리 집 앞에...
그러고보니 절 빤히 쳐다보더라고요.
그리고 오늘도 밖에서 들려옵니다.
무섭습니다.
전 어쩜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