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개 자식. (BGM)
게시물ID : panic_667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꿈틀꼬물
추천 : 6
조회수 : 376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4/09 06:01:21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BxIZ5
    

제목 : 개 자식.

.......

아주 오랜만에 외출이다.

나의 외출은 굉장히 요란하다.

이래뵈도 부자인 나는 개인 주치의도 소유했으며, 항상 경복의 보디가드들이 뒤를 따른다.

하지만 오늘은 그들이 귀찮아져 몰래 따돌리고 오는 길이다.

그들은 내가 사라지면 난리가 난다.

아마 지금쯤 사방을 해매며 나를 애타게 찾고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굉장히나 고요한  이다.

괜찮은 분위기를 내는 이곳에 잠시 머무르기를 계획한다.

한참을 자아도취에 젖어있을 무렵, 앞쪽으로 검은  코트를 걸친 한 여자의 뒷모습이 나타난다.

처음보는 그녀의 자태는 아름답게 느껴진다.

나는 그녀에 대한   자세한 관찰을 필요로 하다.

맨 처음, 그녀의 손을 바라 보았다.

손톱은 칠해진 검은색 매니큐어, 이 고요한 밤거리와 딱 어울려 보였다.

또, 손에 쥐어있는 담배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는 그녀의 분위기를 완벽히 형성 시킨다.

손에 쥔 담배를 입으로 가져가면 그녀의 뒤쪽으로 연기가 흩어진다.

공중에서 점차 사라지는 담배연기.

담배의 진한 향이 내쪽까지 진동한다.

개인적 견해그 모든 것은 그녀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조화되어 보이며 간략히 표현하자면

'몽환적 아름다움의 자태'

나는   그녀에 대해 깊은 관찰이 필요로 하다.

그녀는 잠시 가던 걸음을 멈추더니 왼쪽 어깨에 걸려있던 가방의 안을 뒤지기 시작한다.

무언가를 꺼내려는 것일까? 담배? 파우치? 거울일까?

가방 속까지 들어간 손이 멈추고 다시 나올 때에 손에는 아무 것도 들려있지 않았다.

그녀가 꺼내려던 것은 대체 무엇 이였을까.

분단위인  오래 한자리에 머물던 그녀.

순간 아차한 듯한 제스처를 취하더니 빠르게 걸음을 옴긴다.

첫번째 나오는 모퉁이에서 방향을 바꾸는 그녀.

그러면서 살며시 들어나는 얼굴.

반쪽뿐인 얼굴이지만 매우 아름답다.

순간 아주 잠깐 이였지만 나는 그녀와 눈이 마주친다.

영롱해 보이는 눈매에 진한 아이라인이 그려져 있고그녀의 입술은 빨간 립스틱이 물들어 있다.

허나 그것은 빨간색 중에서도 다른 것과는 조금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매우 진한 빨강 혹은 와인색,  아무튼 나는  색의 정확한 농도를 알아내고 싶다.

 순간 나는 그녀에게 처음 건낼만한 말을 생각해 냈다.

그녀에게  빨간 립스틱의 정확한 색의 명칭에 대해 묻는 것이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멘트를 하는 나를 생각하면서 스스로 콧방귀를 뀐다.

그것은 충동적인 생각 이였기 때문이다.

순간그것이 충동적 이였다는 것을 알면서도 발걸음은 그녀의 뒤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마음속에서만의 생각이 몸을 이끄는 듯하다.

이왕 이렇게   끌림에 몸을 맞겨 보기로 하였다.

그러나 그녀의 걸음은 일반 남성보다 따른 듯하다.

나의 걸음으로는 그녀를 놓치기 마련 이였다.

나는 순간   없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녀와 멀어지는 것이 두렵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름도 나이도 전혀 모르는 그녀가 여기서 사라진다면다시   없을거라 장담했기 때문일까.

계속해 차이를 보이자 그녀를 쫒던 걸음을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허나 그녀의 걸음은 계속해 점점  빨라져 간다.

그뿐만 아니라 그녀는 꺾는 길이 나올 때마다 방향을 틀어댄다.

계속되는 복잡한 행보에 어느 순간에  시야는 그녀를 놓쳐 버렸다.

순간 심장이 요동쳤다.

나는 그녀를  찾아야만 한.

이마에선 굵은  한줄기가 떨어진다.

엄지손가락을 물어뜯기 시작하면서 사방을 이리저리 둘러본다.

 순간  앞에 골목길이 들어온다.

이번이 4번째 골목.

저기 그녀가 보인다.

가로막힌 골목에서 커다란 담을 올려다보고 있는 그녀.

곧이어 고개를 돌려 나를 발견한 듯 쳐다본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녀에게 다가간다.


'저기요.'




20 .



나는  일을 하는 여자다.

오늘도 또다시  엿 같은 곳에서 나의 몸을 팔아야 하는 생각에 인상이 절로 구겨진다.

오늘밤엔 부디  대머리의 양복을 입은 추남이 오지 않기를 바랄 .

그는.. 아니 세끼는 나에게 차마 입에 담을  없는 각가지 이상한 요구를 바란다.

나는 간혹 미쳐버리기 일보직전에 다르기도 한다.

그럴 때면  가방 안주머니에  약을 꺼내게 된다.

이제 끊어야 하는 것을 알지만  직업상 그럴  없다.

 약을 복용하는  순간에는 세상이 잠시 잊혀 지니까.

 순간만이 잠자는 시간과 같이 나에게 유일한 평온의 시간 이였다.

더러운 시궁창 같은 나의 인생은 계속해 약과 손이   담배를 요구한다.

이것들은 내가 절대 끊을  없는 세가지.

마지막 하나는 이제는 없는 나의 아버지가 남긴 빛더미.

그것만 아니였어도 나는 이렇게 밤마다 어두운 행보를 걷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내게 아무 것도 해주지 못했을 뿐더러 지옥 같은 삶은 이어주게  아버지를 증오하고 가증한다.

그는 항상 나를 아꼈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나는 그것 조차도 싫었다.

나를 걱정해주는 듯 말하는 가증스런 그의 입을 비틀고 싶었고,

괜히 다가와 내가 한 악세사리와 옷에 관심을 보일 때면 눈을 찢고 싶었다.

또 나를 급히 찾아다니는 다리를 부러트리고 싶을 정도였다.

그는 늘어나는 빛에 매일 밤 술에 만취되어 귀가했다.

그러다 어느날은 자고 있는 방으로 와 내가 쓰던 립스틱을 자신의 입에 바르기도 하였으며

어는 순간에는 술에 취하지 않고도 이상행동들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그것이 반복되자 어는 순간에 미쳐버리기 시작했다. 

그런 그를... 나는 도저히 저지할 수 없었다.

그리고 몇일 후, 그는 나에게서 사라졌다.

사라진 그를 대신해 빛더미는 나에게로 떠넘겨 졌으며

그렇기에 나는 이런 지옥같은 인생을 살게 되고 말았다.

아, 그 생각을 하니 다시 머리가 아파온다.

나도 모르게 담배를  손이 미세히 떨려오는 것을 발견한다.

나는 이럴 때마다 급히 약으로부터 의지해야만 했다.

가방을 열어 안쪽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었다.

손가락에 약의 형태가 집히자 안도할  있었다.

이제 약을 꺼내야 하는데.. 잠시만.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가 있다.

목소리로 보아 남성인데 아까부터  뒤에서 계속 무슨 말을 하는 듯하다.


'그녀는 잠시 가던 걸음을 멈추더니 왼쪽 어깨에 걸려있던 가방의 안을 뒤진다.
무언가를 꺼내려는 것일..'


자세히 들어보니 마치  얘기 같았다.

나는 확인을 위해 쥐어진 약을 도로 놓고 아무 것도 들지 않은 상태로 손을 꺼냈다.


'가방 속까지 들어간 손이 멈추고 다시 나올  손에는 아무 것도 들려있지 않았다.
그녀가 꺼내려던 것은 대체 무엇...'


그가 하는 얘기가 나임을 확인하자 등줄기에 소름이 돋아났다.

 몸이 경직된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계속해 나의 행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남성.

나는 당장  곳을 빠져나가야만 한다.

일단 목소리가 가까운 것은 절망적이다.

그가 자극받지 않을 정도로만 빠르게 걷자.

나는 평온한  다시 발걸음을 옴겼고 아까보다 빠른 걸음으로 앞을 향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앞에 왼쪽으로 모퉁이가 보인다.

그가 계속 말을 이어간다면  모퉁이를 통해 나와의 거리를 대략적으로 실감할  있을 듯하다.

또한 모퉁이를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얼굴을 확인해야 한다.

모퉁이에 다다른 나는 몸을 돌리며 살며시 그를 쳐다 보았다.

 순간 나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아주 살짝 보았지만 역시나 그의 눈동자는 약에 취한  보였고 굉장한 한기가 도는 느낌이였다.

, 굉장히 낯익은 듯 보인다...

모퉁이를 돌자 그의 소리가 작아졌고 나는  순간 살짝  빨리 걸음을 옴겼다.

나는 제발 우연의 일치이기를 바랬지만 몇초 지나지 않아 또다시 그의 말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빨간 립스틱의 정확한 색의 명칭이 뭐냐고 묻는...'


나는  후로도 모퉁이가 나올 때마다 계속해 꺾어 갔다.

그러면서 눈동자만을 이용해 좌우를 살펴 사람을 찾아내어야 한다.

하지만 왠일인지 오늘따라 사람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아 억울할 지경이다.

그렇다면 계속 모퉁이를 돌아 거리를 떨어트린 있는 힘을 다해 뛰자.

나는 계획을 세웠고 행동에 옴겼다.

그러자 어느 순간 그의 목소리가 눈에 뛰게 작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나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순간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뛰었고 앞에는 다른 모퉁이가 보인다.

모퉁이를 도는 순간 나온 것은 이어진 길이 아닌 막힌 골목이다.

절망적 이였다.

여기서 내가 만약 다시 골목을 나온다면 그를 마주칠 확률은 거의 확실하다.

가로막힌 것을 알면서도 급한 나의 몸은 자동적으로 골목의 끝을 달리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그의 고함소리가 들려온다.


' 시야는 그녀를 놓쳐 버렸어..순간 심장이 요동쳤다!!!!나는 그녀를  찾아야만 했다!!! 
어딨어!!!! 이마에선 굵은  한줄기가 떨어지고.. 떨어지고...'


굉장히 광기적인 목소리로 들린다.

공포와 두려움에 심장이 조여오기 시작한다.


'엄지손가락을 물어뜯기 시작하면서 사방을 이리저리 둘러본다!!!! 순간....'


그의 고함이 멈춘다.


' 앞에 골목길이 들어온다...'


낮은 소리로 점점 가까워지는 목소리.

나는 힘없이 담을 바라본다.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이번이 4번째 골목... 저기 그녀가 보인다.'


뒤에서는 그의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 진다.

나의 몸은 본능적으로 반응하였고고개를 돌리자마자 그가 눈에 들어온다.

그의 엄지손가락에서는 굵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그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가로막힌 골목에서 커다란 담을 올려다보고 있는 그녀.
곧이어 고개를 돌려 나를 발견한 듯 쳐다본다.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녀에게 다가간다... 
저기요.'




그는 울고 있었다.

낯익은 모습으로...










순수공포보다는 쓸쓸한 슬픈 이야기로 적어봤습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