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이야기입니다
엄마가 서울로 시집온지 언 30년을 넘었던 2010년 초반때
나는 가난한 대학생이였다
막 대학은 입학하고 아직 아르바이트도 시작하기 전 이였기에
엄마 생일은 다가오고 돈은 없어서 엄마 생일에 무엇을 해줘야 했을까
하고 고민만 하다가 내 사정을 아는 엄마는 딱히 선물을 바라진 않으셨다
그렇게 엄마 생일 당일 형은 멀리 자취를 하고 아빠는 일이 늦어서
집에는 나하고 엄마뿐이였다 그런데 엄마는 심한 독감으로
누워서 꼼짝도 못하고 있었고 그렇게 저녁은 다가왔다
매년 엄마생일엔 엄마 본인이 미역국을 끓여드시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미리 미역과 고기를 사 놓으셨다
나는 엄마를 걱정하면서 저녁을 먹으려다 우연히 미역을 보았고
문뜩 내가 미역국을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미역국을 끓였다 처음하는 미역국이니 실수투성이
스마트폰으로 찾아보면서 하는데도 역시 어려웠다
가장 큰 실수는 국간장을 넣어야하는데 진간장을왕창 넣었다는 것?
다행이 어려 방법을 통해 구해내기는 하였지만 맛은 어정쩡하였다
그렇게 애매한 미역국을 끓이고 누워있는 엄마를 깨워서
밥과 함께 드렸는데 엄마는 미역국을 드시곤 하염없이 울었다
엄마의 고향은 경남이었는데 결혼 하자마자 서울로 오셨다
결혼하기 전까진 외할머니가 매년 끓여주던 미역국을
언제부턴가 자신이 끓이던 엄마는 어떤 마음 이였을까?
나는 이해 할 수가 없는 마음 일 것 같다
그 날 이후 매년 엄마 생일날 만큼은 간단한게라도 음식을한다
어떤해에는 연포탕 어떤해에는 미역국 같이
올해에는 케잌에 도전해볼 생각이다
엄마도 사람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