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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내가 너를 필요로 할 때 너는 내 곁에 없었기에
게시물ID : lovestory_777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aRangNolJa
추천 : 12
조회수 : 1388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6/02/26 00: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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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붕어 / 윤동욱
차라리 뒤돌면
나인줄도 잊어버리게
금붕어가 되고 싶다
내가 나라는 것만으로도 힘드니까
ㅡ
허수아비 / 윤동욱
차라리 지금이 낫다
스치는 바람에도 아파하고
떨어진 눈꽃에서 이유를 찾는
그때보다는
멀리 풍경화 보듯
바라보는 지금이 낫다
내가 너를 필요로 할 때
너는 내 곁에 없었기에
ㅡ
야경 / 윤동욱
조용히 활활 타오른 불꽃
뜨거웠던만큼 쉽게도 녹았다
새하얗던 양초는
이제 바닥에 드러누운 촛농
이제는 스치는 빛에도 떠오른다
어두운 방을 밝게 빛내던 그 불빛
방문을 열고 거리를 거닐다보면
여기저기 꺼지지 않은 불빛이 반짝반짝,
저 많은 불빛 전부에 네가 서려였다
ㅡ
부디 그래주세요 / 윤동욱
부디 펑펑 울어주세요
빗방울이 옷깃을 스치면
나는 젖어 지워질테니
부디 활활 타오르세요
불꽃이 내 머리 위에 오르면
나는 녹아내릴테니
부디 철썩 몰아치세요
성내는 파도가 나를 감싸면
나는 영영 떠날테니
영겁의 세월을 곱씹어도
나는 위로 떠오를 수 없으니
ㅡ
도마 위 / 윤동욱
꾹 참고 참아내던것이
그제서야 터져내렸다
괜찮다는 말로 덮어버리고
슬쩍 흐르는 구정물을 닦아냈다
그리고는 보란듯이 보여주며 자랑했다
주변 사람들은 웃으며
조롱하기 바빴으나
정작 나는
가면 뒤에서 설움을 삼켜내기 바빴다
우는 것도 꼬리 잡힐까,
따라 웃는게 일쑤였다
ㅡ
그만큼 / 윤동욱
나는 너를 어느정도 사랑했을까?
늦은 새벽 켜져있는 불빛을 새는
그 아득한 불빛만큼,
어두캄캄한 바다 너머
공허히 울려퍼지는 뱃고동 소리만큼,
하늘에 떨어지는 셀 수 없는
새하얀 빛들의 향연만큼,
저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던 것처럼
너를 찾을 수 있을만큼,
타오르듯 허기지고 찢길 듯 아픈 날에도
너를 보고 웃을 수 있을만큼,
천천히 잊을 수는 있지만
없던 것처럼 지울 수 없을만큼
ㅡ
하기를 / 윤동욱
진정 아무것도 없었기에 아프지 않았다
닿으라고 애타는 마음으로 전했던
모든 것들은 그저 쌓이지 않는 눈이었고
심지어는 곁에 있었던 우애조차도 불투명했다
이러지 말아야지, 다짐하다가도
원망하는 스스로를 보면 '아차' 싶기도 한다
이유 없이 이상을 꿈꾸며 버텨냈지만
현실에 눈을 뜨니 내 눈 앞을 가득 메운건
줄 서서 기다리는 고통이었다
이젠 너무 쉽게 지치고 힘들다 말하며
울고 있으면서도 울고 싶다고 말한다
버텨내는 것도 사실 지쳐버렸다
부디 잠드세요
나는 영영 죽어있을테니까
ㅡ
지천명 / 윤동욱
새볔녘 달그락,거리는 소리
지천명을 앞에 둔 소녀의 손질
자기 몸 가누기도 힘든 새벽
아침부터 설거지에 집중한다
동이 틀 즈음 햇빛이 창문에 걸치면
조심조심 아들의 방 문을 열고
피곤함이 볼까지 마중나온 아들을 깨운다
정작 자신의 세월을 얼굴에 새긴지도 모른 체
홀로 남은 기둥을 먼저 보내고
토끼같은 딸아이도 마중 보내면
덩그러이 앉아 바라보는 공허한 하늘
저기 어디 즈음에 스치는 구름이 어찌나 예쁜지
어두워도 참 밝은 별이었고
추워도 가장 따뜻한 방이었다
소녀는 어미가 되어간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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