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http://www.reddit.com/r/nosleep/comments/1l5c39/woke_up_with_amnesia_in_chicago_7/
나 좆된 거 같아. 그냥… 그냥 진짜 좆됐어.
저번에 마지막으로 글 올리고 나서 2주나 지났지. 미안. 근데 어쩔 수 없었어. 돈이 없어서 급전으로 노트북을 팔아야 됐었거든. 우리 둘 다 폰은 이제 없고.
지금 글 쓰고 있는 건 Liz야. 너희가 헷갈릴 것 같아서 Alan 계정으로 계속 글 쓰고 있어.
Jess가 저번에 우리한테 편지를 쓴 이후로 Alan이랑 나는 Seattle을 떠났어. 누가 우리를 끈질기게 쫓아서 거기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리고 저번의 그 일을 통해서 우리도 느낀 바가 있어서, 지금 어디에 있는지 여기다가 말 안하려고.
Alan은 차 운전하는 내내 아무 말이 없었어. 그냥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지. 예전에는 진짜 시시콜콜한 얘기 하나하나 죄다 얘기하고는 했었는데. 그냥 어깨 한번 으쓱하고 자기는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할 뿐이었어.
우리가 그때까지 해왔던 모든 일이 그냥 전부 다 어그러진 느낌? Lisa의 소식을 듣고 난 다음부터 Alan은 너무 지치고 우울해하는 느낌이었어. Jess가 Lisa가 죽었다고 한 다음부터는 그냥 모든 희망을 다 놓아버렸다고.
그 다음날 저녁부터는 조금 기운을 차린 느낌이었어. 호텔에 체크인하고 난 다음부터는 모든 게 좀 더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지. Alan은 농담도 좀 했고 X-File을 보고 싶다고도 했어. 난 이 모든 상황에 기분이 훨씬 좋아졌어.
한 주가 지났어. 완전 평온하고 조용한 한 주였지. 이상한 문자도 없었고 곰팡이나 악몽 같은 것도 없었어. 우리는 관광도 좀 했어. 호텔 방 밖으로 나가니까 진짜 좋더라. 한 이틀 동안 진짜 좋았어. 누가 방문을 노크해도 움찔거리지 않아도 됐었고. 괴물은 머리카락 한 올도 안 보였어. Alan은 다시 안색을 되찾았고 내 다크서클도 점점 옅어졌어.
우리의 유일한 문제는 우리한테 돈이 점점 떨어져간다는 거였어. 그래서 내가 앞에서 얘기한 대로 노트북을 처분하고 나는 레스토랑에 취직을 했어. 난 우리가 여기에 완전 정착해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지. Alan은 별로 동의하지 않았지만 난 정말 최선을 다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노력했어. ‘그것’들이 우리를 거기까지 따라온다는 건 진짜 말이 안됐어. 우리는 전혀 자취를 남겨놓지 않고 이동했으니까. 우리는 안전했고, 나는 Alan한테 그걸 납득시키려고 엄청 애를 썼어.
그러던 어느 날 밤이었어. 모든 게 다시 어그러지기 시작했어. 그날 밤 우리는 외식을 하러 시내에 나갔었고, 호텔에 다시 돌아오기까지는 아주 평온한 밤을 보냈어. 나는 꽤 술에 취해 있었어. Alan이 나를 부축해주면서 호텔 방까지 비틀비틀 걸어올라갔지. 나는 불도 안 켜고 침대에 바로 다이빙했어. Alan이 내 뒤를 따라서 방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는 걸 알아차리기까지는 꽤 오래 걸렸어.
Alan은 문간에 서 있었어. 자기 손바닥을 내려다보면서. 뭔가를 손에 쥐고 있었는데, 그게 문고리에 걸려 있었다고 했어. 난 일어나서 그게 뭔지 보러 갔는데 내가 가까이 가니까 걔가 뒷걸음질치더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그 손에 뭐가 들려있었는지 볼 수 있었어. Jess의 머리카락. 기다란 금발머리 뭉텅이. 뿌리까지 뽑혀 있었어. 누가 잡고 쥐어 뜯은 것처럼. 심지어 어떤 가닥에는 살점이 붙어있는 것 같았어… 끝에는 피가 말라 붙어 있었고. 머리카락으로 감싸져 있는 건 은 체인으로 된 다이아몬드 펜던트 목걸이였어. Alan은 바로 그 목걸이가 누구 건지 바로 알아차렸지. 걔가 첫번째 데이트 때 Lisa한테 선물로 준 거였으니까.
난 꽤 취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게 뭔지 바로 인지하지를 못했어. 근데 Alan이 뭔가 잘못돼가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었어. 뭔가를 마음 속으로 깊이 생각하고 있는 느낌이었어. 눈은 뭔가 아스라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고, 안색은 굉장히 창백했어. 끔찍한 추위라도 타는 것처럼. 식은땀을 흘리면서 등을 잔뜩 구부리고 이 섬뜩한 작은 선물을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었어.
난 한 삼십 초 정도 울고만 있다가, 반쯤은 술에 취한 채로 그걸 버려버리라고 했어. “돌았어? 그걸 만지면 어떡해!! 감염될지도 모른다고!!” Alan은 아무 대답도 없었어. 그냥 그 목걸이가 존나 무슨 Heart of the Ocean(역자 주: 타이타닉에 나오는 푸른 다이아몬드 목걸이)라도 되는 것마냥 소중하게 쥐고 있었어. 내가 하도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서 호텔 매니저가 무슨 일이라도 난 건가 하고 올라올 정도였지. 그게 마침내 Alan을 멍한 상태에서 깨어나게 만들었어. 그는 머리카락 뭉텅이는 우리 호텔 방 5층 창문에서 던져버렸지만, 목걸이는 버리지 않았어. 그리고는 침대로 올라가서 그냥 잠들어버렸어.
Alan은 그날 밤에도,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까지도 날 그냥 계속 무시했어. 내가 샤워를 하고 일하러 나갈 때 Alan은 일어나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지. 나는 걔한테 갔다오겠다고 말한 다음에 문을 나섰지만, Alan은 대답을 하지 않았어. 그때까지도 목걸이를 손에 쥐고 있었던 것 같아. Lisa의 마지막 기억의 조각이겠지.
내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꽤 늦은 시간이었어. 내가 취직한 레스토랑은 직원이 별로 없었던 데다가 나는 신입이었기 때문에 거의 두 배 이상 일을 해야 했거든. 불만은 없었어. 페이가 좋았고 팁을 많이 벌 수 있었으니까. Alan은 이미 자고 있었어. 아니면 자는 척 하고 있었던 거거나. 나는 울고 싶은 기분으로 침대에 올라가서 잠들었어.
방 안에서 뭔가 질질 끄는 소리가 들려서 잠에서 깨어났어. 방 안은 엄청 어두웠는데 커튼이 진짜 두꺼웠거든. 나는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Alan쪽 침대를 올려다봤어. Alan은 이불 속에서 꿈틀대고 있었어. 처음에 나는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 줄 알았는데, 그 때 걔가 갑자기 이불을 박차고 나왔어. 눈은 크게 뜨여진 채였어.
내가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Alan은 어딘지 일어서려고 굉장히 노력하는 모습이었는데 몸이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것 같았어. 등을 침대에 댄 채로 어깨를 열심히 움직여서 상체를 일으키려고 애를 쓰고 있었는데 팔이 기괴한 각도로 꺾여 있어서 잘 되지 않았어. 침대에서 일어서려고 무릎을 움직일 때마다 관절에서 뚝뚝 하는 소리가 들렸어. 그의 머리는 경련하면서 내 쪽을 보려고 하고 있었어.
내 머릿속에는 오만가지의 생각이 스쳐 지나갔어. 지금 뭔가 발작을 일으키고 있는 거면 어떡하지? 앰뷸런스를 불러야 할까? 내가 도와줘야 하나? 하지만 내 경험과 내 자제력이 그를 돕는 것을 가까스로 막고 있었어.
이불 아래 숨어서, 난 내가 소리를 한 번 내자마자 그가 일어서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었어. Alan은 침대에서 스륵 미끄러져 내려오더니 나한테 등을 지고 일어나서 머리를 끌어올려서 날 어깨 너머도 바라봤어. 난 벌벌 떨면서 그가 손가락을 어색하게 움직이고, 손목을 삐걱삐걱 돌리는 걸 바라봤어. 뭔가가 한쪽 손에 달랑달랑 매달려 있었어. 빛을 받아서 반짝거리면서. Lisa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Alan은 뒷걸음질 쳐서 내 침대 쪽으로 세 발자국을 걸어왔어. 그리고 순식간에 뒤돌아서 내 쪽을 바라봤어. 난 거의 튀어오를 뻔 했지만 억지로 자는 척 했어.
그는 나를 한참동안 가만히 보고 있더니, 크게 미소지었어. 그러다가, 갑자기, 또 뒷걸음질 쳐서 창문 쪽으로 다가갔어. 그러고는 발로 창문을 억지로 열어젖히더니 내 쪽을 다시 한 번 보고 몸을 뒤로 젖혔어. 머리를 창틀 쪽으로 해서. 그리고 상체를 점점 더 창문 밖으로 내밀기 시작했어.
난 Alan이 몸을 비정상적인 각도로 꺾으면서 상체가 점점 창문 밖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것을 공포에 질린 채로 바라만 보고 있었어. 그의 다리가 창문 틈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을 때에서야 나는 그를 잡으려고 침대 밖으로 뛰쳐나갔어. 우리 방은 5층에 있었단 말이야. 만약 그 높이에서 살아남는다고 해도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할 판이었어.
내가 창문 쪽으로 반절도 채 가기 전에, 그의 다리가 그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창문 밖으로 미끄러져 내렸어. 훙 하는 소리에 이어 콰직 하는 소리가 소름끼치게 내 귀에 들렸어. 아마도 머리부터 아스팔트에 떨어지는 소리였겠지.. 내가 이걸 쓰기를 얼마나 망설였는지 이해하겠지.
나는 숨을 참으면서 창 밖을 내다봤어. Alan이 거기 있었어. 피를 철철 흘리면서. 하지만 그는 거의 떨어지자 마자 꿈틀거리면서 움직이기 시작했어. 부러진 손가락으로, 박살이 난 정강이로, 아직까지도 피를 분수처럼 뿜어내는 머리로 몸을 일으키려고 안간힘을 썼어. 그러고 나서 그는 천천히 창문을 올려다봤어. 뭔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웅얼웅얼거린 후에, 그는 미친놈처럼 환하게 웃었어. 오른손에는 아직도 목걸이를 움켜쥔 채로.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Alan은 길 아래쪽으로 몸을 질질 끌고 사라졌어.
난 여기다가 내가 본 그대로 쓴 거야. 내 친구 Alan은 죽었어. 이제 남은 건 그 몸을 차지한 ‘그것’ 뿐이야. Alan과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절대 Alan을 연기할 수조차 없는 그 무언가. 그것은 이제 더 이상 Alan인 척 하지도 않아. 그리고 나를 쫓아오고 있어.
난 다시 호텔을 옮겼어. 하지만 그것이 나를 다시 찾아오기까지는 시간 문제일거야. 지금까지는 난 일단 살아있어. Z나 아니면 그 단체 중의 한 사람이나, 제발, 아무나, 나 좀 살려줘. 난 지금 혼자 있고 선택의 여지가 없어. 점점 정신이 이상해져 가고 있는 것 같아. 이제 이 모든 것이 실제 상황이라고 느껴지지가 않아. 더 이상 잠을 잘 수가 없어.
그리고 그 중에서 제일 좆 같은 건 내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거지.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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