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 엄마
바람이 잔잔하고 물이 빠지면
엄마는 바닷가 큰 바위에 붙은
미역과 해초를 따서 모래가 고운
바닷가에서 하루 종일 말렸습니다.
어느 날은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
물질을 해서 전복이나 소라를
따오기도 했고 어느 날은
굴을 캐 오기도 했습니다.
바다에서 얻어온 갖가지 해산물들을
어시장에 내다 팔아서 우리들을
가르치고 먹여 기르셨습니다.
우리 동네 골목시장에서
생미역이나 굴을 보면 어린 시절
물질하며 우리를 기르신 엄마가 생각납니다.
엄마는 일찍 세상을 버리신
아버지 대신하여 엄마의 젊은 시절을
그렇게 힘든 물질로 고생만 하시다가 삼 년 전
아버지를 만나신다면서 서둘러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지금도 엄마가 그리운 날이면
집에서 가까운 바다를 찾아가고
또는 우리 동네 골목시장에서 해초를
사다가 반찬을 만들면서 엄마 생각을 합니다.
우리 엄마는 남들이 쉽게 말하는 해녀로
배운 것이 없어 몸으로 익힌 물질로 바다에서
평생을 힘들게 살다가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우리는 물질을 시키지 않으려고
그렇게 힘든 일을 하면서도 우리를 가르치고
또 잘되기를 빌며 이끌었던 우리 엄마는 해녀였습니다.
남들은 우습게 생각할 지도 모르는 해녀이던
우리 엄마는 천사의 손길로 우리를 보듬어 주었고
천사 보다 더 따듯한 가슴으로 우리를 안아 주었습니다.
우리 엄마는 해녀였고
우리엄마는 하늘이 주신 천사이고
또 우리엄마는 우리들의 엄마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