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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들으면서 떠오른 영감으로 쓴 글
게시물ID : freeboard_3615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유과학자
추천 : 1
조회수 : 48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9/09/01 22:40:46
제목 마지막 밤에 보는 달

다리를 저는 한 염소가 있었다.
그 염소는 사냥꾼의 총에 맞고 그 상처가 덧나 결국 다리를 절게 되었다
사냥꾼은 사냥에서 잡은 염소들을 자신의 농장에 데려와 한 마리씩 팔아넘겼다
항상 두 다리를 절며 걷지도 잘 못하는 염소는 항상 거래에서 제외 됬고
농부는 이 염소를 필요 없는 짐승이라 생각하며 날마다 학대했다.
그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한 마리 개가 있었다
양치기였던 개는 계속 학대받는 염소를 가엽게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이 도와줄 수는 없다 저 염소를 돕는 것은 자신을 어렸을 적부터 먹여주고 키워준 주인을 배신하는 것이였기에..
오늘도 거래에 실패한 뒤 주인에게 쓸모없는 놈이라고 두들겨 맞은 염소를 보았다
어째서일까 나는 주인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에게는 너무도 자상해왔고 지금도 계속 자상한 주인님이다
그런데 그 주인님은 옆에서 다른 이를 때리고 있었다. 이유가 뭘까.
나는 그런 생각을 하다 잠이 들었다
다음날
나의 주인님은 오늘의 거래에서도 실패하자 염소를 죽일 듯이 두들겨 댔다
무서웠다
나의 주인님이 변한 모습이
저것을 못 본체 해야 되나
내가 주인님을 따르고 애교를 부리기만 하면 주인님은 나를 평생 배불리 먹여주실 것이고 나는 행복할 것이다
아니 그것이 행복할까
행복이라고 부를수 있을까
다른 이의 가죽과 피와 고기를 팔아서 그것을 먹으며 살아가는것이.




여기저기 멍든 몸과 찢긴 살이 쓰라렸다 잠자는 곳도 항상 자던 푹신한 이불배게가 아니라 풀숲 어딘가에 있는 자그마한 폐가였다
옆에서는 염소가 있었다 나는 결국 주인에게 대들었고 주인의 매를 피하며 저 염소를 끌고 이곳까지 도망쳤다.
하지만 한 발짝도 내걸을 기운이 없다
이대로 나는 누워있다 무시무시한 주인의 손에 의해 죽겠지
"괜찮노?"꼬마 놈이 소리친다
"글쎄다 넌 애 주제에 무슨 몸이 그리 무겁냐 여기까지 끌고 오느라 내가 다 디질뻔 했다"
"미안하구마 근데 왜 날 도와준기가"
"글쎄다"
"왜 그랬냐꼬"
",,,"
"나 엄마 보러 갈란다"
"어디에 있는데?"
"몰라"
"말하고는.."
"우리 엄마는야 아부이가 총맞고 돌아가신 후로는 계속 계속 숲속에 사셨으야"
",,,"
"나 하나 보살필라꼬 그 동안 월매나 정성을 다했는디... 내가 안돌아가면 울 엄닌 내가 죽은 줄 알고 눈물에 목이 메여 돌아가실끼다"
"니 그 다리로 찾아갈 수 있겄노."
"..."
"문둥이 같은 놈"
"..."
"잔말말고 쉬어 둬라 하도 많이 쳐 맞아서 좀 쉬어야 니 놈 끌 힘이라도 생기지"
"..."
",,,"
"고맙다"
",,,애새끼가"


그리고 다음날이 되었다.
애놈을 등에 태우고 이 산 저 산을 찾아 다녔다
하지만 그 숲은 끝내 보이지 않았고 날이 저물었다
"도대체 그 놈의 숲은 어디에 붙어먹은거냐"
"모른다마.."
"주인새끼 차로 얼마나 걸려왔는데"
"닷새쯤.."
",,,"
"그만 하자마 힘들잖나"
"그럼 힘 안들게 생겼냐 전신은 몽둥이로 찜질당하고 그 몸으로 하루 꼬박 걸려 짐 들고 여기저기 쏘다니는 중노동을 했는데"
"미안타.."
",,,자둬라"
"..."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숲은 찾지 못했다
"야.."
"뭐,,"
"배고프잖나?"
"괜찮아"
"네 오늘 아무것도 안먹었잖노"
"괜찮대두"
"아까도 받았던 그거 나만 먹었잔나"
"인간새끼들 먹을 건 네놈이나 많이 쳐 먹으라고 줬다"
"..."
",,,"
"근데.."
"왜"
"아까 거기서 뭐한기고"
",,,"
"그렇게 싫으면 왜 그런데 가서 구걸한긴데"
"닥치고 자라"
"치 뭐노"
",,,"
"..."

나는 내 생명을 느낄 수 있다
뭐 이 나이에 그렇게나 두들겨 맞았으니 원
근데 이놈을 안 만났으면 어떻게 됬을지,,,
그 맛있던 음식
그 편했던 생활
그것이 있었을까,,,
그래 내 주인이 짠 누군가의 기름이 범벅돼  있는 곳에서도 편안이라면 있을 수 있겠지
하지만 지금 느끼는 자유에 비한다면야,,,
아마 다음날 쯤 이겠지
내일이야말로 찾을 수 있어야 될 텐데

내일 아침 나는 애를 이고 주인이 항상 사냥 갔던 숲들 중 하나로 갔다
가장 외지고 험한 그 곳
그러고 보니 이 녀석 아버지를 잃었다고 했지
아마 아버지가 돌아가신 곳이 전전번 숲쯤 되었을 것 같다
내 주인의 사냥터는 아니었지만 애놈의 반응이 심상찮아 이상했었는데 말이지
아무리 물어도 아무 말도 없었지
'모질이 그런 게 단서가 된다는 말이다'
자 이곳은 어떨까
“야 이 밥버러지야 그만 퍼 자고 일어나라”
“음 뭔데”
“여기는 어때”
“...”
“왜”
“쩌그 쩌그가”
“여기냐?”
“쩌짝말이다 지금 지금 뭐가 땅을 파고 흙 싵고 하는데 말이여”
“,,,”
“거기에 울 엄니가 계셔야”
“아서라 임마 지금 남아있는 사람이 있을 리가”
“있당께는... 있당께는...”
애놈은 등에서 내려 뒤뚱거리며 인간들의 공사장으로 향하다 돌부리에 걸려 굴러간다
“벼..병신 거기로 가면 안 돼!”

“뭐시여 이건 어디서 굴러온 것이여”
“모르겄는디 근디 이 놈 몸 보신 참 잘도 되게 생겼다”
“아까 놓쳐버린 그 건 참 아까웠는디 말이여 허 했는디 이게 왠 횡재다냐”

그놈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앞으로 달려나갔다 달리고 물어 뜯고 치고 패고 싸웠다
“괜찮냐 마...”
정신을 차렸을 때는 저녁이었다
“그놈들은,,”
“내가 도망쳤제 뭐”
“다행이로군”
“울 엄니야 아직 살아는 계신단다마”
“어떻게 알았는데,,,”
“삼복이 아재한테 물어봤재”
“다행이다”
“지금 가봐야 쓰겄다 을매나 울고 있드라고 전해 주드라마”
“그럼 빨리 꺼지지 않고 뭐하냐”
“니 괘않노..”
“괜찮아 임마 저놈들 주먹 옛날 주인놈하고 비하면 쨉도 아니더라”
자꾸 감겨드는 눈을 치켜 뜨며 말했다
“나 그럼 가 볼께”
“잘 가라 몸조심 하고”
“니도야”
“애새끼가,,”
“...”
“,,,”
“...”
“너 안가고 뭐하냐”
“니 이제 죽는기가,,,”
“죽긴 누가..”
“근디 왜 아까부터 계속 한쪽만 눈을 뜬다냐 잉”
“,,,”
“잉”
“,,”
“살아라 응”
“,”
“왜 말이 없노”
“왜 말이 없노”

끝까지 귀찮게 하는 자식이다 한마디 해 줘야 할 것 같다 ‘닥치고 빨리 엄마한테나 가서 젓이나 빨라’고 
그런데 왜 귀찮게 입에 피가 튀었지 입을 열 수가 없잖아 
아 그런게 아닌가
그래 그랬었지

지금 내 모습은 어떨까
주인과 같이 즐거웠던 생활을 보내면서 지었던 웃는 얼굴을 하고 있을까
아니면 저 애놈한테 매일 해왔던 찡그리던 얼굴을 하고 있는 걸까
글쎄
어떤 표정이든 간에 상관 없겠지
적어도 그것은 거짓은 아닐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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