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적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문재인 캠프에서 고민하고 계시겠지만,
정국이 극도로 혼란된 상황에서는
메시지 관리에 신중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력 대선 주자라고 하면,
최순실 사태에 분노하는 국민들과 감성을 공유하되
정국 해법에 관한 발언에 있어서는 극도로 절제되고 제한적이어야 합니다.
지지율 5% 짜리 대선 후보가 탄핵과 하야를 외쳤다고 해서
덩달아 그런 말을 입에 담아서는 안 됩니다.
또, 현재 대통령의 자리를 탐내는 것으로 오해받거나
상대방에 의해 그렇게 매도될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해서도 안 됩니다.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지도자가 되려면,
현직 대통령의 고뇌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아량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바탕 하에 국정 난맥상을 비판하고,
또, 좀더 나은 방향으로의 국가 운영을 제안할 수 있는 것입니다.
1997년,
신한국당 대선후보가 되고, 당을 완전히 장악한 이회창 총재는
대세론에 취해서 세상에 보이는 게 없었습니다.
그는 인기가 바닥에 떨어진 당시 대통령 YS를 비판하고 탈당 요구하기에 이르렀고
그의 지지자들은 YS의 허수아비를 만들어 두들겨 패고 화형식을 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는 이를 보고도 만류하지 않았고 그후 사과도 하지 않았다.
이 일은 YS가 이회창 대신에 이인제를 밀어 그를 낙선케 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 사건은
천하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죽일 년이라고 손가락질할 때
차기를 꿈꾸는 유력 대선주자가 어떤 처신을 해야 하는지 시사해 주는 바가 큽니다.
어제 문재인 전 대표가 거국 중립 내각 구성 방안과 관련한 제안을 두고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문재인이 자신이 대통령 된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조선일보가 "사실상 야당에 정권이양하라 요구한 것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 대통령 하야 후 60일 뒤면 대통령될 자신 있어서 이러는 거냐?"고 공격하였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지지율이 10% 안 되는 군소 후보라면,
이런 발언이 아무 문제가 안 되고,
이런 공격을 받아도 데미지를 안 입지만,
야권의 제1유력 대선주자로서는 뼈아픈 화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차라리 일반 대중보다 한발 늦게 가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럼.